[모빌리티 컴퓨팅이 온다](14)KT 성공사례

KT 비즈메카 사업팀은 개방형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후 업무 효율성이 크게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KT 비즈메카 사업팀은 개방형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후 업무 효율성이 크게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장면#1

 KT 비즈메카사업팀이 신상품 출시를 위해 상품심의위원회를 여는 날. 여러 부문이 모이지만 회의를 위해 자료를 인쇄하거나, 빔 프로젝터를 설치하는 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모바일 회의실로 들어서면 선 없는 노트북이 빔 프로젝터와 연결돼 있다. 무선랜이 장착된 노트북을 통해 인터넷 하드 서비스인 KT하드에 접속해 회의자료를 내려받으면 프리젠테이션 준비 완료. 회의 중에는 중요한 사안이 발생해 유관부서의 의견이 필요하면 원폰으로 전화를 걸어 확인할 수 있다.

 

 장면#2

 일반적인 사무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칸막이, 고정좌석, 유선전화, 종이가 눈에 띄지 않는다. 직원들은 부드럽고 자유로움을 강조한 유선형 자유이동석에서 업무를 본다. 부서간, 상하 직원간 벽도 허물었다. 사무실 옆에는 인터넷카페형 휴식공간을 마련해 직원들이 편히 쉴 수 있다. ‘내 자리에 앉아 있어야 일하는 것 같다’는 말이 무색해진다.

 

 KT(대표 남중수)는 국내 대표 통신업체답게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 구축에 적극적이다. 이미 2003년 7월, 자사 서울연구센터 및 대덕 1,2연구센터에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시범구축한 KT는 2004년 7월, 당시 KT 솔루션사업단이 모바일 오피스에 입주하며 이를 구체화했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인 비즈메카로 유명한 KT 솔루션사업단(구)은 모바일 오피스 도입 당시 4팀, 130명이 근무했다. 인터넷세대가 많고 최신 기술 흐름과 사용자 편의, 대중 문화를 한눈에 읽어야 하는 특성상 모바일 오피스 도입 최전방에 선 것이다.

 KT는 모바일 오피스가 구축된 일본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전문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추진방향을 설정했다. 이어 5C(Convenience, Communication, Creativity, Cyber culture, Contribution)를 모토로 본격적인 모바일 오피스 환경 구축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획일적인 사무공간 개념을 탈피해 솔루션사업 특성에 맞는 사무환경 구축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증대를 통한 직원 창의력 향상 △개인별, 부서별로 산재해 있는 자료의 체계적 통합관리 필요 등 세가지 목표를 앞세워 4개월 간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했다.

 ◇인간적인 모바일 오피스=KT가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면서 덩치 큰 데스크톱 컴퓨터는 자취를 감췄으며 개인 책상도 없어졌다.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유선전화를 휴대폰으로 제어하는 KT원폰이 도입됐고, 자사 무선 인터넷 서비스인 네스팟으로 연결된 노트북PC를 이용해, 선 없는 사무실을 구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KT가 추구한 모바일 오피스의 핵심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인간 중심의 환경을 최우선시했다는 점이다.

 부서 및 상하간, 동료간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가능하도록 부서간 칸막이를 제거했으며, 별도로 운영돼 온 팀장실이 사라져 팀장도 팀원과 마주보고 일하게 됐다. 바퀴가 달린 책상이 보급돼 좌석도 자유로운 이동식으로 구성했고, 솔루션사업에 걸맞은 디자인 도입과 인터넷이 설치된 휴식공간은 까페와 같은 분위기까지 풍긴다.

 회의실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창출될 수 있도록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이동식 좌석과 대형 유리보드판을 통해 인간미를 살렸다. 모든게 모빌리티 컴퓨팅 덕분이다.

 ◇’열린 사고’ 확산=수년간 부장에서부터 직급별로 내려오는 일렬식 고정좌석 환경에서 일해온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내 자리가 없다, 나만의 공간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실제로 모바일 오피스 1차 설계안에 대한 직원투표를 한 결과, 직원 대다수는 여전히 자기만의 공간과 직급간의 격리가 이루어진 안을 좋아하기도 했다.

 이같은 부정적 인식이 바뀌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먼저, 업무 효율성이 증대됐다. 솔루션사업은 철저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협력사와 공동사업 형태로 이루어지므로 대부분의 직원들은 파트너사와 현안사항 해결을 위한 회의와 출장이 많았다. 과거에는 회의실이 부족해 2∼3일 전에 공동 회의실을 예약해야 사용이 가능했고, 그때마다 외장형 메모리 등에 자료를 내려받아 회의실 컴퓨터를 활용해 회의를 진행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면서 KT는 팀장실, 부서전용 공간을 없애고 공동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많이 할애했고, 그 결과 곳곳에 배치된 전용회의실에 언제든지 자신의 모바일 노트북을 가져와 바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회의 안건이 추가될 경우에도 자신의 노트북에서 바로 찾아서 진행할 수 있어 시간낭비를 막았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이 두드러지게 좋아졌다는 점도 성과.

 비즈메카 사업팀의 한 직원은 “칸막이가 없어져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 진 것은 물론 상사와의 벽도 무너져 자유로운 업무환경이 조성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강조한다.

 당시 KT솔루션 사업단은 IT솔루션 내의 전문 영역별로 4개팀 15개부가 근무했는데 각 영역이 동일 시장과 고객을 대상으로 유기적으로 물려있기 때문에 업무협조와 한시적 태스크포스 구성이 매우 잦았다. 각 팀별로 해당분야 전문가를 추출해 별도 작업을 진행해야하는데 개조된 모바일 오피스에서 고취된 열린 사고는 이를 가능케 했다.

 ◇모바일 오피스 확산=KT는 현재 비즈메카팀을 중심으로 영업본부의 기업고객 파트와 우면동 연구센터 등 이동이 많고 회의나 출장이 많은 부서에 모바일 오피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이같은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전사적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사내에서의 성과는 대외사업으로도 연결됐다. KT는 이미 지난해 구미시청과 영천시청 등 지방자치단체에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한 것을 비롯해 모바일 병원과 모바일 캠퍼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 구축에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 뛰어들고 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해외 통신사 사례-보다폰>

 유럽의 대표 통신사 보다폰(Vodafone)의 컨설팅 및 시스템 자회사인 보다폰 테렌시(Terenci) 직원들은 모바일에 강하다. 사무실에서 연구실로 이동하면서 업무적인 미팅을 진행하고 회사 밖에서 고객을 만나며 집에서 일을 한다.

 이미 보다폰 직원들은 모바일 노트북을 이용하면서 유선 랜을 연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고민은 한 차원 높았다.

 회사 내에서는 무선랜을 이용해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지만, 외부에 나갔을 때도 사무실 환경과 동일한 접속 편의성과 보안성을 유지해야만 직원들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보다폰은 이를 위해 ip언플러그드사의 모바일 가상사설망(VPN) 무선 로밍시스템을 도입했다. ip언플러그드 시스템은 하드웨어 게이트웨이와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무선과 유선 네트워크간의 로밍의 복잡성을 쉽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솔루션이다.

 이 시스템은 직원이 회사의 이더넷 네트워크에 접속할 때는 VPN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집에서는 VPN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 인터넷 접속을 자동으로 교환해준다. 때문에 모바일 무선기기들은 어느 곳에서든지 회사의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접속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인텔 센트리노 모바일 기술과 접목돼 모바일 기기의 온라인 접속시간은 더욱 늘어나며, 무선 접속지점과 온/오프라인 모드간의 빠른 핸드오버(handover)가 가능해 로그인을 반복하지 않고도 하루 종일 로밍되는 환경을 구현한다.

 현재 보다폰 직원들은 보안성 높게 유선에서 무선 네트워크로, 사무실 안팎에서 세팅을 바꾸지 않고 부팅을 다시 하거나 접속이 끊길 염려 없이 로밍을 하고 있다. 한번의 로그인 만으로 고정 모바일 IP어드레스를 노트북에서 유지하면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VPN은 사용자들이 회사가 아닌 일반 무선랜이나 집에서 DSL로써 접속을 해도 안전한 로그인을 강화시켜 준다.

 이같은 모바일 VPN 기술은 자동으로 보안정책을 강화해 준다는 점에서 회사 내 보안부서의 환영을 받는다. 관리 및 엔지니어링 부서도 접속성 유지에 관한 업무 대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생산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