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내 세중게임월드. 평일 오후 3시였지만 50명 가량의 FPS 게임 마니아들이 관람석을 빼곡히 메우며 ‘SPRIS배 MBC게임 스페셜포스 챔피언십’ 경기를 구경하고 있다.
“야∼”, ‘우와” 2, 3분 간격으로 터지는 탄성은 선수들이 보여주는 멋진 플레이에 대한 반응이다. 그리고 간간이 경기장을 쩌렁쩌렁 울리는 “○○○ 화이팅!”, “잘한다! △△△” 등 응원 한마디 한마디는 선수와 관람객을 하나로 만들고 있다.
FPS(1인칭 슈팅)게임 열기가 심상치 않다. 선수와 유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성기를 맞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FPS게임 리그의 양대축으로 얘기되는 ‘스페셜포스 리그’와 ‘카운터스트라이크 리그’에는 총 5만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클랜에 100만명 가까운 클랜원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 FPS 약체국에서 강국으로 발돋움
‘스페셜포스’의 경우 총상금 500만원의 소규모 PC방 대회만 매달 수백개가 열리고, e스포츠협회 공인 대회인 챔피언십 대회의 총상금 규모는 4000만원에 1등 상금만도 2000만원에 이른다. 이는 ‘스타크래프트 리그’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액수다. 본선에 오를 64개팀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PC방 대회와 지역대회를 거친 내로라하는 수백개 팀이 자웅을 겨룬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퍼진 FPS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의 경우 매년 방송리그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국내에서는 세계적 규모의 e스포츠 리그인 ‘CPL(Cyberathlete Professional League)’에 출전할 대표를 선발한다. 지난 7월부터 카운터스트라이크 레더사이트(www.a-tls.net)에서 200여개 팀이 참가해 치열한 예선전을 치뤘고, 이어 본선을 거쳐 대표로 선발된 ‘루나틱하이’가 14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CPL에 출전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WEG2005’ ‘카운터스트라이크’ 종목에서 한국팀 ‘project-kr’이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국내는 물론 세계 FPS게임계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비록 project-kr이 세계 제패를 위한 전략적으로 준비된 팀이었다 해도 월드컵에 비유될 정도로 어렵게 여겨지던 카스 국제대회에서, 그것도 결승에 진출했다는 점은 국내 FPS게임의 저변확대와 더불어 선수층의 기량 향상을 그대로 드러낸 증거다.
뿐만 아니다. 올 하반기들어 국산 FPS게임 종목으로는 처음으로 ‘스페셜포스’에서 프로게이머가 배출됐다. ‘Again☆BK’ 팀의 안중업, 구교진, 안대홍, 박천홍, 박기범 등 5명으로 ‘MPIO배 MBC게임 1차 리그’ 우승, ‘오리온 예감배 온게임넷 1차 리그’ 3위를 차지해 2회 이상 공인대회 입상자에게 제공되는 프로게이머 자격을 획득했다.
# 스타 게이머 등장 … 선수와 팀 후원 이어져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프로게이머도 등장했다. 지난 9월 ‘코리아 e스포츠 2005’에서 우승을 차지한 ‘3SP With E1 Family’팀의 리더 김솔 선수다. 빼어난 기량에 강동원을 닮은 준수한 외모로 여성 게이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같은 팀 소속의 민경수 선수 역시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외모로 뭇 여성 게이머들을 설레이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이와 동시에 FPS리그 선수와 팀을 후원하는 계약과 대회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서비스하는 GNA소프트는 카스 국내 최강팀으로 알려진 ‘루나틱하이’와 전속후원계약을 체결하고 활동을 지원키로 했다. 앞서 루나틱하이는 WEF(World e-Sports Festival) 1위를 차지한바 있다. 또 GNA소프트는 전국 7000여개 PC방을 대상으로 향후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각종 소규모 대회를 지원하는 동시에 내년부터 상시 방송리그도 진행할 예정이다.
‘스페셜포스’를 서비스하는 네오위즈는 최근 PC방 기반의 ‘주니어리그’와 준프로게이머 자격을 부여하는 ‘커리지매치’, 대회상금이 주어지는 특별대회 ‘시니어리그’, 그리고 최강자를 가리는 본선 방송 대회인 ‘마스터리그’까지의 단계를 일괄적으로 연계해 최정예 프로게이머를 발굴·육성하려는 목적의 ‘건빵 토너먼트’를 신설했다.
이외에 신생 FPS게임 ‘서든어택’과 ‘워록’ 역시 PC방을 중심으로 지역 대회를 활성화해 나가고 이를 바탕으로 전국 규모의 리그를 열어 FPS게임 붐업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e스포츠협회는 유망 프로게이머 발굴 및 FPS 프로게임팀 창단 지원을 약속하고, 커리지매치 등을 통해 FPS게임을 e스포츠 저변 확대의 중심에 세울 것임을 밝혀 FPS리그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협회 FPS 공인심판 황규찬씨는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전투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초보들도 하기 쉽고 구경하기에도 제격인 게임이 FPS”라며 “반대로 마니아의 경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프로게이머 등 고수의 기술에 감탄하고 그래서 더 보고 싶어한다”고 FPS 게임과 리그의 장점을 강조했다.
# FPS 세계적으로 가장 폭넓은 유저층 확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게임장르는 ‘카운터스트라이크’로 대표되는 FPS다. 북미와 유럽은 물론 중국까지 가장 넓게 애용되고 있는 게임이다.
FPS게임은 전쟁터를 무대로 전투를 벌이는 슈팅게임을 기반으로 하며, 유저가 직접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전투를 벌이는 방식이다. 전쟁과 전투는 TV와 영화를 통해 수없이 봐왔다. 그래서 게임에 대한 접근이 쉽고, 특히 전투에 참가한다는 호기심과 직접 전투를 치르는 듯한 느낌의 1인칭 시점이 유저에게 보다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현재 FPS가 최고의 인기게임 장르가 된 이유다.
MBC게임 FPS 게임리그 관계자는 “ ‘스페셜포스’의 급성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급속한 이탈 현상을 보였던 ‘카운터스트라이크’ 유저도 차츰 회복세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 국내 게임 장르 중 유저수 증가 등 여러면에서 가장 전망있는 장르임에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레인보우식스’에서 ‘카운터스트라이크’, 그리고 ‘스페셜포스’로 이어지는 국내 FPS게임의 맥은 지난해 PC방들의 카스 스팀서비스 이용 거부 사태를 계기로 국산게임 ‘스페셜포스’에 무게중심이 급속도로 이동한 가운데 ‘서든어택’과 ‘워록’ 등 후발 FPS 게임의 등장 및 선전으로 시장은 국산 게임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