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달궈지는 베트남 휴대폰 시장

[글로벌리포트]달궈지는 베트남 휴대폰 시장

 과거 베트남은 ‘여성’과 ‘오토바이’ 두 가지를 특징으로 꼽았다.

 남성보다 고된 일을 더 많이 한다는 여성, 그리고 자동차 무용론이 나올 정도의 수많은 오토바이. 하지만 최근 여기에 하나가 추가됐다. 바로 ‘휴대폰’이다.

 휴대폰이 가히 폭발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는 무려 7320만명. 보급률이 무려 86%다. 이곳 베트남에서 지겨울 정도로 많다는 오토바이 이용률이 82%라는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이곳 베트남 거리에 오토바이를 세워 놓고 헬멧을 쓴 채 휴대폰 통화를 하는 여성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호찌민에 나와 있는 한국 벤처캐피터업체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신형식 이사는 “베트남은 오토바이, 휴대폰, 여자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며 “휴대폰은 이곳 경제수준에 비해 보급률이 높고 빠르다”고 설명했다.

 휴대폰이 급속도로 보급되는 배경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이곳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나타냈다면 지금은 휴대폰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신세대 직장인들은 월급을 받으면 고가의 휴대폰 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월급은 적지만 그것을 모아 몇 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휴대폰을 사는 일도 있다. 24세 직장인 팜짜웅카씨는 “오토바이와 휴대폰은 젊은층에서 소유욕이 매우 강하다”며 “대개 오토바이는 부모가 해주고, 휴대폰은 월급으로 산다”고 말했다.

 이곳 언론 매체 등에 따르면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도시에는 올해 들어 불황에도 가격이 수천∼수만달러에 달하는 초호화 명품 휴대폰 판매가 늘고 있다. 이곳 초임 수준이 대개 200∼300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비싼 것이다. 이 같은 최고급 휴대폰 판매 열기가 이어지면서 초고가 명품 휴대폰으로 유명한 스위스 골드비시(Goldvish)가 올해 베트남에 진출했다.

 휴대폰 구매 열기로 매장도 크게 늘고 있다. 대도시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에서도 거리에 휴대폰 매장을 셀 수 없이 볼 수 있다. 대개 ‘삼성’과 ‘노키아’ 커다란 두 개의 파란색 간판을 양쪽에 달아놓았다. 오토바이와 오토바이 부품 등 소모품을 파는 매장이 더 많기는 하지만 거리에서 몇 개 상점을 지나면 여지없이 휴대폰 판매점이 등장한다. 휴대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우후죽순처럼 매장이 생겨난 것이다.

 수요 증가는 다양한 휴대폰 등장 배경이기도 하다. 빈부격차가 매우 큰 베트남에서 중하류층을 타깃으로 한 저가의 휴대폰이 계속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고가와 저가 휴대폰 가격 차이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휴대폰 업체인 한국의 삼성·LG전자와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그리고 중국의 저가 단말기업체가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곳 KOTRA 코리아비즈니스센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젊은 고객층에 대한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LG전자 또한 점유율 증가 추세다. 최근 휴대폰을 노키아에서 삼성 제품으로 바꿨다는 직장인 위엔티얍흥씨(23)는 삼성제품을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디자인도 우수하다”고 평했다.

 앞으로 베트남 휴대폰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 젊은 소비층 위주로 휴대폰의 교체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휴대폰이 급격하게 보급되고 또한 오토바이와 마찬가지로 휴대폰이 자신을 상징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면서 1∼2년 새 신형 휴대폰으로 교체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미 3세대(3G) 휴대폰이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4G 휴대폰 사업도 본격화된다. 3G는 본격적인 통신사들의 시장경쟁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1년간의 검토를 통해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자 4곳을 최종 선정했다. 비에텔(Viettel), 비나폰(Vinaphone), 모바이폰(Mobifone), EVN-하노이텔레콤 연합 등이 포함됐고, 지텔(Gtel)과 SPT 두 곳은 탈락했다. 베트남 정보통신부는 이들 4개사에 3년간 최소 20억달러에 이르는 투자를 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곳 전문가들은 앞으로 2년간 3G 휴대폰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 애플리케이션, 모바일콘텐츠 보급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이곳 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베트남 3G 관련 기술개발과 서비스분야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단지 베트남의 생활수준을 감안할 때 3G 가입자가 일시에 크게 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곳의 한 조사에서 휴대폰 사용자의 74%가 3G 휴대폰 가격이 비싸다고 말했으며 67%는 3G 서비스 가격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 같은 분석결과는 휴대폰 가입자 가운데 대도시에 사는 20%만이 3G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여기에 3G 이동통신 전파범위가 매우 협소해 3G 휴대폰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주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지만 통신사들은 부유층이 밀집해 있는 대도시만을 해결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런데도 이곳 베트남에서 휴대폰이 하나의 소비 아이콘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제품 구매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감안할 때 성장세가 쉽사리 꺾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지에서 만난 28세의 한 베트남인은 “1∼2년에 한 번씩 휴대폰을 바꾸고 있다”며 “새로운 기능이 나오면 사고 싶고, 또 주변에 자랑하고 싶다”고 이유를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20·30대 젊은층이 소비를 주도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베트남 휴대폰 시장은 분명 한국기업에 큰 기회다. 일부 우려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3G에 이어 4G 신시장이 계속 열린다는 것도 기회 요인이다. 박동욱 KOTRA 베트남 호찌민 코리아비즈니스센터 관장은 “베트남은 한국 이동통신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시장으로 실제로 기회가 많다”며 “휴대폰 단말기 수출 확대는 물론이고 이곳 이동통신사의 콘텐츠 확보 경쟁으로 한류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한국 모바일기업의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수출도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찌민(베트남)=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