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장관 “국가 위해서라면 총탄뚫린 호텔이라도 가야”

최경환 장관 “국가 위해서라면 총탄뚫린 호텔이라도 가야”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총탄 뚫린 호텔에서라도 잘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퇴임을 앞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12일 황창규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장과의 남다른 일화를 밝혔다.

사연은 이렇다. 황창규 단장은 지난 3월 24일 공식 내정되기 직전까지 한사코 단장직을 고사했다. 지경부 담당 공무원들이 문전이 닳도록 찾아가고, 설득을 해도 좀처럼 그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이에 최 장관이 직접 나섰다. 최 장관은 황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 달 전 이라크를 방문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말을 꺼냈다. 최 장관은 “저도 편하려면 한없이 편하게 할 수 있지만, 방탄조끼를 입고 전쟁 중인 이라크에 들어갔습니다. 그린존 내의 호텔이라고는 하지만 총알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국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간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황 사장님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정말로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국가를 위해 한번 일해주십시오”라고 설득했다. 결국 황 단장은 지금의 자리를 수락했다.

5개월이 지난 지금 정부 측 공동 단장인 최경환 장관은 떠나지만, 황 단장은 국가 R&D 혁신의 깃발을 들고 가장 왕성하게 뛰고 있다.

이날 최 장관은 만 1년에서 며칠 빠지는 재임기간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세일즈 장관으로서 뛴 것`이라고 꼽았다. 정상 수행을 포함해 무려 14차례나 외국을 방문해 원전 · 에너지 · 자원 · IT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단 하루도 편하게 앉아 있지 않았다”는 자신의 말처럼 30여 차례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25건의 크고 작은 산업 정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최 장관은 “취임 때부터 강조했듯 지경부를 정책부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며 “신임 장관과 함께 손발을 맞춰 더욱 세련되고 일 잘하는 조직으로 발전해갈 수 있도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연말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임시투자 세액공제에 대해선 “유지하되 시그널을 주자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폐지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또 오는 2012년 폐지하도록 돼 있는 산업기능요원에 대해서도 “국방부 · 법제처와 현행처럼 많이는 아니고, 꼭 필요한 부분은 유지하는 것으로 원칙적 합의를 봤다”며 “구체적 방법과 내용은 논의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쉬움으로 남는 것에 대해선 “대 · 중소기업 상생 정책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며 “이번 정부가 끝까지 관심을 갖고 갈 분야인 만큼, 잘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