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의 심장부 TOC를 가다

통합운영센터 전면 대형 모니터에는 구좌읍 실증단지 일대 위성지도와 함께 개별 이용 현황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통합운영센터 전면 대형 모니터에는 구좌읍 실증단지 일대 위성지도와 함께 개별 이용 현황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제주특별자치도 구좌읍 행원리 스마트그리드 종합홍보관 지하 1층.

일반인의 출입은 엄격히 통제된 이곳에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의 심장이 뛰고 있다. 바로 통합운영센터(TOC)다.

스마트그리드 5개 분야 12개 컨소시엄, 168개 참여 기업이 구축했거나 운영 중인 설비의 가동 현황은 물론이고 스마트그리드 적용 가구의 전력사용량·요금·전체 사용량 등이 손금 보듯 전면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잡힌다. 행원리 풍력발전단지의 발전타워 한 기의 블레이드에 고장이 나면 지도상 그 지점에 빨간 등이 켜지고, 동복리 한 가구 옥상의 태양광전지에서 현재 얼마나 발전이 되고 있는지가 뜬다. TOC가 멈추면 제주 스마트그리드 전체 작동도 중지된다.

◇주행 중인 전기차 상황, 충전기까지 실시간 관리=연말과 내년 초까지 70대 이상으로 늘어날 전기차의 도로주행 상황, 저장 전력량 등이 실시간으로 관리된다. 또 30곳 이상으로 늘어날 급·완속 충전기의 충전기록과 가동 상황도 곧바로 표시된다.

이처럼 TOC에선 ‘이동하는 전기기기’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는 전기차의 모든 운영 상황을 바로바로 점검할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 종합홍보관 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실제 운영되고 있다. 이 종합홍보관과 SK 컨소시엄 홍보관, 덕천리주민센터 앞 등에 설치돼 있는 충전기는 성산일출봉까지 확대됐고 앞으로 제주 전역으로 퍼져나갈 예정이다.

TOC가 실시간 관리하는 충전기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제주도의 전기차 생활은 보편화되는 것이다.

◇15분마다 전력 사용량, 가격 뜬다=TOC의 핵심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실시간 전력시장 데이터의 취합 및 제공이다. 기존 전력시장이 공급자 중심의 단방향 거래체제였다면 실증단지 전력시장은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발전자원과 수요 감축 등 수요자 측 자원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양방향 구조다.

시장가격을 실시간으로 요금에 반영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에너지사용을 유도하고, 에너지 사용 패턴 변화가 다시 시장가격에 영향을 줌으로써 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TOC 전면 가운데 대형 모니터에 있는 가구를 실제 클릭하면 이 가구가 사용하고 있는 전력량과 자체 발전량 등이 표시되고, 이 가구가 시장에 팔수 있는 전력량과 가격도 표시된다. 그야말로 실시간 전력시장 형성을 위한 모든 데이터가 취합되고 제공되는 것이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 2일 모니터 지도상에 표시된 한 지점을 찍으니, SK텔레콤 중계기가 표시되고 전력사용량은 3765㎾h, 요금은 1㎾당 326.219원으로 나왔다. 여기에 수요반응(DR) 수치까지 357㎾로 나왔다. 이는 SK텔레콤 중계기에서 줄이거나 사용 시간을 바꿀 수 있는 전력의 여지를 뜻한다. 즉, 꼭 요금이 비쌀 때 쓸 필요가 없이 심야전기나 상대적으로 싼 전력으로 쓸 수 있는 전력양이 357㎾란 것이다. 이처럼 개별 사용 가구까지 DR가 표시되기 때문에 전력거래의 기본 바탕은 깔려진 셈이다.

◇전력 계통 운영 상황도 ‘한눈엷= TOC 전면의 계통 표시창에는 신재생 발전원을 통해 실시간으로 유입되는 전력량이 나온다. 오후 2시 현재 태양광·풍력·소수력 등 신재생 발전원을 통해 실증단지 계통으로 들어온 전력량은 4.7㎿였다. 이중 풍력이 4.02㎿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태양광과 소수력이 각각 0.41, 0.24㎿로 표시됐다.

신재생 발전원을 통해 생산된 전력 뿐 아니라 스마트 홈·빌딩·전기차 충전소 등 전력 수요자 측이 양방향으로 계통에 연계돼 최적의 효율과 흐름으로 관리되는 시스템이다.

이전의 전력 계통이 공급자 위주의 단방향 성격이었다면 양방향으로 데이터가 오고가는 지능화된 계통인 것이다.

지금은 계통 구조가 간단하지만, 미래에는 실시간으로 요금이 결정되고 전력 거래가 이뤄지는 정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계통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지능화된 계통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제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다.

◇이중·삼중의 보안…침입·해킹 ‘꼼짝마’=TOC 오른쪽 벽면에는 4개의 창으로 구성된 따로 독립된 보안 관제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전력망에 IT가 결합돼 스마트그리드가 완성되기 때문에 보안은 필수적이다. 예전엔 전력을 보내면 수용자는 필요한 만큼 쓰는 단방향 구조였기 때문에 단전 등에 대한 물리적 보안만 있으면 됐다.

하지만, 스마트그리드 체계에선 모든 데이터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오고가기 때문에 온라인 방어의 역할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발전소에서부터 송·배전망은 물론이고 사용자 가구의 전력데이터까지 모든 정보가 오고가기 때문에 만약 이런 정보가 해킹되거나 뚫린다면 엄청난 사회적 재앙이 뒤따르게 된다.

특히 전력 사용자 측의 개인정보나 가격정보 등도 실시간으로 취합 또는 주고받기 때문에 절대 뚫리지 않는 이중, 삼중의 보안이 필요하다.

TOC는 해킹·네트워크 침투로 대규모 정전사태나 고객 정보유출 등의 사이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네트워크·시스템·사용자·기기에 이르는 전 망의 통합 보안관제 체제를 24시간 유지하고 있다.

김재섭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은 “TOC를 통해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의 모든 운영 상태와 데이터 등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IT 강국인 우리나라가 스마트그리드 운영과 확산에서도 왜 선도국이 될 수밖에 없는지 이 TOC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TOC 근무자가 화면 가운데 스마트그리드 계통도 상 이상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주시하고 있다.
TOC 근무자가 화면 가운데 스마트그리드 계통도 상 이상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주시하고 있다.
TOC 상주 인력들이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운영 상황에 대해 협의,점검하고 있다.
TOC 상주 인력들이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운영 상황에 대해 협의,점검하고 있다.
TOC 오른쪽 벽면에 설치된 사이버 보안 관제창에 대해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
TOC 오른쪽 벽면에 설치된 사이버 보안 관제창에 대해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