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과학벨트 `입지 공방` 진화 나선다

 핫이슈로 부상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입지선정에 대해 정부가 공식입장을 밝힌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과학벨트 유치를 위한 경쟁이 하루가 다르게 가열되자 분위기를 가라앉혀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과학벨트 입지선정 논쟁과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이르면 이번 주 내 정부의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모냐 지정이냐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아니며 특별법에 명시된 절차와 방식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과학벨트 입지를 두고 전국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시점에서 청와대가 교과부를 통해 입장을 표명한다는 것은 원칙론 이외에 새로운 방침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까지 과학벨트 입지를 두고 공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 사전 조율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기대도 나온다.

 교과부는 현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명시된 대로 과학벨트위원회를 통해 상반기에 입지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특별법 5조에는 교과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20인의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 입지를 포함한 과학벨트 기본정책과 제도를 마련토록 명시돼 있다. 입지선정 요건은 △연구·산업 기반 구축 및 집적의 정도 또는 그 가능성 △우수한 정주환경의 조성 정도 또는 그 가능성 △국내외 접근 용이성 △부지 확보 용이성 △지반의 안정성 및 재해로부터의 안정성 등이 명시됐다.

 문제는 특별법에는 구체적인 지역 명시가 없고 위원회가 선정하는 지역의 대상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충청권은 대선 공약대로 권내 유치가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대구·경북, 광주·전남, 전북, 경남, 경기도 등 비충청권에서는 법 조항의 모호성을 들어 공모도 가능하다며 정치권과 연대해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과학벨트추진단 관계자는 “특별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상황으로는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과기계는 이 같은 불필요한 논쟁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정부가 하루빨리 과학벨트위원회를 구성, 입지선정의 방향과 절차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기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위원회를 중심으로 타당성 조사와 과기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본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