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희유금속 기술개발 시급하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103/101373_20110307144325_450_0001.jpg)
흔히 철강을 산업의 쌀이라고들 말한다. 그런데 희유금속은 ‘첨단산업의 쌀’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IT 분야 등 첨단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지구상에 희유금속을 제조하고 산업에 이용할 수 있는 나라는 몇몇 선진국과 중국 정도에 불과하다.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도 희유금속 기초소재 분야에서 본다면 선진국에 들기는커녕, 후진국을 겨우 모면한 수준이다.
희유금속 소재를 산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희유금속의 고순도화 기술이 필수다. 희유금속 고순도화는 금속의 고유물성(intrinsic property)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우라늄의 융점은 850℃ 정도로 알려져 왔으나, 점점 낮아져 현재는 700℃ 부근까지 내려왔다. 예전에는 순도가 낮았던 탓에 융점이 높았던 것인데, 정제기술이 꾸준히 진보한 결과 융점이 낮아진 셈이다.
또 하나의 예로 티타늄을 들 수 있는데 너무 단단하면서도 부스러지기 쉬운 티타늄의 속성 때문에 예전에는 가공이 매우 곤란하고 용도도 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티타늄의 그러한 속성이 불순물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성과 강도가 충분히 정제된 티타늄 금속은 항공기 소재용으로 필수 불가결하게 사용될 뿐 아니라, 99.995% 이상의 고순도 티타늄은 반도체소자 제조용 소재로도 쓰이게 됐다.
이와 같이 희유금속의 순도만 높이면 저온 소성이 가능해지거나 내식성 등의 독특한 특성을 발현하게 됨에 따라 희유금속이 각종 첨단 산업분야에 폭넓게 사용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자원 확보 측면에서도 희유금속의 고순도화 기술 확보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즉, 국내외의 희유금속광 자원을 탐사나 외교적 성과 등으로 확보했다고 해도, 희유금속광의 제련 및 고순도화 기술이 없다면 고작 저가의 광물이나 저순도 제품 등 부가가치가 낮은 상태로 선진국으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 반면 원소별 분리가 어려운 희유금속의 고순도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면, 자원 부존국과 공동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도 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러한 희유금속의 소비산업인 IT 등 첨단산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희유금속 고순도화 기술이 자원 부존국에게는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희유금속 고순도화 기술 확보의 필요성과 의미가 가장 큰 분야는 희유금속 소재 응용분야일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반도체소자 제조용 스퍼터링 타겟 물질은 그 순도가 99.995%이상으로서, 현재 대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내기업들은 일본에서 고순도 희유금속 물질을 수입해 최종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이는 자원과 기술이 다 같이 종속되어 있는 상황으로서, 우리나라의 첨단산업이 자원 부존국 뿐 아니라 기술보유국의 전횡에 의해 좌우될 우려마저 있는 것이다.
옛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자원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고부가가치화 할 수 있는 고순도화 기술이 없다면 그 가치는 반감되고 말 것이다.
자원 전쟁이라는 표현이 현실로 다가오는 현 시점에서, 꾸준한 자원외교와 탐사 활동을 통해 해외 및 국내 희유금속 자원을 확보함과 동시에, 이를 첨단산업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고순도화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만 할 것이다. 이는 IT 강국인 대한민국이 진정한 첨단산업 분야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인 것이다.
<장호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changhow@kiga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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