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특허전쟁 확산

 삼성전자가 애플 제소에 맞대응하면서 스마트폰 특허전쟁이 확산되고 있다.

 특허전쟁은 지난 15일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애플은 소장에서 삼성전자가 자사 아이폰의 외형 디자인과 제품 패키지 등을 도용했다며 특허권과 상표권 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이 제소한 지 만 5일 만에 삼성전자가 전격 반격에 나섰다. 애플 제소에 맞서 통신 특허 침해로 맞제소할 방침을 밝혔던 삼성전자는 곧바로 한국·일본·독일 3국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맞소송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대표 기업들의 자존심을 건 한판 싸움이 될 전망이다. 향후 스마트폰 지형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지난 2009년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대비책을 상당기간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애플의 특허소송은 앞으로도 그 대상 업체를 확대하면서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의 대응 결과에 관련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 특허 벗어나기 어렵다=애플에 대응해 삼성전자가 제기한 소송은 총 10건으로 대부분 통신 표준과 관련된 내용이다. 한국 법원에 5건으로 가장 많으며, 일본은 2건, 독일 3건 등이다.

 삼성전자는 소장에 명시된 10건 중에 대표적인 특허 3건만 공개하고 나머지 특허는 소송 진행을 위해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제기한 통신 특허 침해는 최신 스마트폰에는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기능에 해당하는 것으로 쉽사리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이에 비해 애플이 제소한 외형 디자인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패키지 형태 등은 개별 기업의 지식재산권으로 특정화하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허소송 확산되나=스마트폰 특허와 관련된 소송은 지난 2009년부터 광범위하게 시작됐다. 애플은 HTC·노키아 등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사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소송을 이어왔으며 지난 15일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삼성전자까지 제소했다. 삼성전자가 즉각적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도 애플의 소송을 사전에 예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부터 애플 측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특허 침해에 대한 항의를 받아왔으며, 삼성전자는 매번 논리적으로 대응해왔다. 이번 맞대응도 애플의 소송에 대비해 1년여간을 준비해온 것이다. 삼성전자가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도 A4 용지로 10장이 넘을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며 기술적인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제소한 3개국 외에 애플이 제소한 미국 법원에도 조만간 맞소송을 제기할 방침이어서 당분간 양측 소송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업계의 특허전쟁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벌어질 스마트폰 물량 경쟁에서 기선제압으로 승기를 잡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올해 중반부터 스마트폰 제조사 간 특허 침해소송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애플의 특허소송에서 제외됐던 LG전자와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업체도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협력과 경쟁 유지?=관련 업계는 매년 수조원에 달하는 부품을 거래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번 소송으로 다년간 이어온 협력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애플 측은 협력과 분쟁을 분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지난 20일 애플 실적 발표 당시 팀 쿡 애플 COO는 중요한 부품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이 부분에서는 애플과 같은 의견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특허소송은 양측 모두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에 해당한다”며 “부품 거래는 별다른 변화 없이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