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평가 절하 `유감`…“돈먹는 하마 취급은 무지탓”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간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시장 평가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흐르면서 오히려 정상적인 매각 작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평가는 주로 통신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쏟아내고 있는데 반도체 분야 애널리스트들은 ‘부정확한 평가’라며 애널리스트 간에 반박 양상까지 펼쳐지고 있다.

 12일 반도체 업계와 증시 전문가들은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의 주가가 수일간 급락한 것은 ‘인수 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오해와 통신 분야 애널리스트들의 부정적인 분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일각에서 하이닉스 인수 후 향후 10년간 60조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등의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해당 기업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삼성전자 수준으로 규모를 확대한다는 기준에서 분석한 것인데 기대 수준을 너무 과도하게 높게 잡은 것으로 기본 전제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나온 부정확한 판단”이라며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같이 극단적인 상황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닉스가 자생이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치킨게임 시대를 넘어 독과점 수준에 도달한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 상무는 “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D램 반도체 시장이 위축됐어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에비타(EBITDA) 한도 내에서 시설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1조원 넘은 현금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스페셜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만 볼 때도 건실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0년간 대주주가 추가로 자본을 투자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 이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증거”라며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만과 일본·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들과 비교할 때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진성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산업이 변동이 크기 때문에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같은 큰 위기가 닥쳤을 경우 인수 기업들이 재정적 지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는 이해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에 대한 평가절하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 시가총액은 16조원으로 인수 의향을 밝힌 SK텔레콤보다 4조원이나 더 많다는 것은 시장이 그만큼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올해 반도체 시장이 불황인 상황에서도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주주배당까지 한 기업을 두고 불안하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답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