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6일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기업자금 공급과 유동성 지원이라는 본연의 책임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금융 불안심리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정부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은행회관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회사 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실물경제 버팀목’이란 금융지주회사 역할론을 제시하며, 이같이 주문했다. 그는 “금융회사는 우리 시장을 지키고, 실물경제를 흔들림 없이 지원해나가는 것이 사명”이라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고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모든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해 보증 지원과 자금 공급 등 정책적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관되게 강조해온 금융회사의 외화건전성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현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이나 유럽 등에 지나치게 편중된 외화 차입처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은행들이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결국 정부와 한국은행에 의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지주사들의 고배당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장은 “금융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2013년부터 금융지주사에도 적용되는 ‘바젤Ⅲ’ 기준에 맞추려면 배당보다는 자기자본 확충에 힘써야 한다”며 고배당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바젤Ⅲ는 금융기관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늘리도록 한 국제 기준이다. 금융지주사들은 2013년부터 바젤Ⅲ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0.5% 이상으로 맞춰야 하는데,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자기자본비율 평균은 8% 선에 그치고 있다.
간담회에는 어윤대 KB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참석했다.
이진호·박창규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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