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신드롬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에 여의도 정가는 후끈 달아올랐다. 시민 대중들도 열광하고 있다. 그도 고민 중이라 했다.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정가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여야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잠재적 시장 후보군은 일시에 뒷전으로 밀렸다.
주요 인터넷포털 사이트 검색순위에는 안철수 출마설이 상위에 올랐다. 각종 여론조사 역시 지지도 1위로 급상승했다. 신문의 주요 지면도 장식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 탓이 클 것이다. 백신기업을 창업한 그는 젊고 깨끗한 이미지, 도전과 창조의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한 우리시대 대표 아이콘이다. 새 희망이란 단어로도 요약된다.
그가 걸어온 길이 그렇다. 우리나라 최고의 의대생에서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 벤처기업가로, 다시 대학 교수로 성공적인 변신을 거듭한 그다.
기득권을 버릴 줄도 안다. 촉망받는 의사의 길을 접고 벤처기업을 하겠다는 것이나, 성공한 벤처기업인으로 올라선 이후 최고경영자 자리를 내려놓고 과감하게 공부의 길을 떠난 것이 그렇다.
그가 다른 성공한 벤처기업가와 다른 이유다. 오히려 성공한 벤처기업의 대표성이라면 휴맥스의 변대규, 넥슨의 김정주, 엔씨소프트의 김택진이 한발 앞선다.
모두 불모지에서 시작해 국내와 해외에서 1조원 안팎의 매출을 일군 벤처기업가다. 500억원대 국내용 기업 안철수연구소와는 비교가 안된다.
하지만 그는 늘 꿈을 얘기한다. 도전과 창조, 그리고 그만의 성공 이후에도 계속해서 꿈을 꾸고 그 꿈과 얘기하는 이미지가 젊은이들을 열광하게 만든 것이다.
꿈을 얘기하는 자는 절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미래지향적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적당히 현실비판적이다. 시대를 걱정하는 고뇌도 엿보인다. 하지만 이념이 아닌 상식의 테두리 안에서다.
쓴 소리도 곧잘 한다. 우리나라 SW산업 생태계를 대기업이 망쳐놓고 있다거나, IT 컨트롤타워 부재가 초래한 ‘잃어버린 IT 3년’이란 화두를 불쑥 던져놓기도 한다. IT인다운 얘기다.
젊은이들의 우상일 수밖에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고루 갖춘 데다 ‘청춘콘서트’처럼 함께 호흡하는 법도 안다. 이미지를 만들고 미디어를 적당하게 활용할 줄도 안다. 그래서 정치인보다 더 정치적이란 평가도 받는다.
그런 그가 현실로 돌아오겠단다. 그것도 기업가가 아닌 정치가로서의 길이다. 그의 꿈과 도전이 또 다른 변신을 요구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시대의 고민을 얘기하고 울분을 토로할 수는 있어도 현실정치에 들어서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혹독한 검증도 기다리고 있다.
설사 그의 말처럼 무소속으로 당선된다 할지라도 ‘시장으로서 할 일이 많을 것’ 같지는 않다. 당장 시의회를 주름잡고 있는 여야가 호의적이지 않다.
그동안 제기된 ‘거품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하고 국민의 진정한 뜻도 물어야 한다. 아까운 사람 하나 또 버린다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다.
그에게 허락된 것은 무엇이고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정가에 만연한 온갖 바이러스를 퇴치할 ‘의사’를 자청한다면 시청으로 길을 잡을 일이 아니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물론 고도의 정치적 수사일 터다.
오히려 제3의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 직·간접적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할 일이 많다는 얘기다.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먹고 자란 그에게 아직은 대안으로 남아 있어 달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승정 통신방송산업부 부국장 sj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