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동반성장지수 발표 `절반의 성공`…개선과제도 많이 남아

“앞으로도 협력사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삼성전자 관계자)

“동반성장을 정략적으로 등급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입니다.”(○○업체 관계자)

10일 동반성장위원회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에 대한 대상 기업 관계자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최우수인 `우수` 평가등급을 받았다. 사명 공개를 거부한 회사는 결과가 나빴다. 삼성전자는 평가 결과에 불만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평가 자체에 대해서는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평가결과가 좋지 않은 업체는 사업에 영향이 있을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대기업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입장도 마찬가지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중소기업계 의견은 정반대다. 당초 하위 등급에 속한 업체명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56개사 모두에 대한 평가결과를 발표하자, 매우 환영하는 모습이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동반성장지수 산정·공표에 대한 의견`에서 “민간의 자발적인 동반성장 추진동력을 제공했다는 데 의미 있는 기여가 될 것”이라며 “평가결과 발표를 계기로 대기업은 그룹 총수를 중심으로 동반성장에 더 관심을 갖고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발전적인 동반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평가의 정례화, 평가대상 대기업 확대, 중소기업 체감도 평가대상 2·3차 비중 확대 등을 함께 요구했다.

중소기업계 요구처럼 이번 평가 결과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발표를 앞두고 평가대상 기업들 사이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며 “좋지 않은 등급을 받은 기업은 개선책을 마련하는 등 동반성장에 많은 노력을 할 것이기 때문에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미 시작한 만큼 중단할 수는 없다. 건전한 동반성장 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이번 평가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고 앞으로 기업실정을 보다 잘 반영해 평가결과에 대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지표개발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평가 문제 가운데 하나로 제조업체가 높은 등급에 자리한 반면 비제조업체는 낮은 등급을 받았다는 점이다. 통신업계는 KT와 SK텔레콤이 `보통`, LG유플러스가 `개선` 등급을 받는 등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이다. 또 불황인 업종도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미 제조업체가 지수평가에서 유리할 것이란 예상은 발표 전부터 있었다. 제조업체가 협력업체와 장기계약 위주로 움직이는 반면 비제조업체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지수 평가가 대기업의 자금지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상대적으로 이익 규모가 큰 제조업체들이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기업이 속한 산업계 업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자금지원 비중이 높다는 것은 결국 돈 많은 회사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뜻”이라며 “각 회사가 속한 산업환경과 개별 기업의 재무구조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통신업종 특성을 고려 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납품단가, 생산단가, 공정개선 품질 등 제조업 중심의 지표가 아닌가 하는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영태 동반위 사무총장은 “제조업체 혹은 특정 산업분야에 속한 기업이 유리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반위는 앞으로는 업계별 특성을 감안해 중소기업 동반성장 체감도 조사 항목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평가체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최하위등급으로 분류된 업체가 직간접적으로 경영상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동반위가 강조했듯 `개선`으로 나온 기업이 평가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기업보다 동반성장 노력에 적극적이다. 자칫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는 형태로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결과가 나쁜 기업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낮은 등급 기업이라 할지라도 동반성장 노력이 미흡하다고 인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준배·정진욱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