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커버스토리/국방 SW 국산화, 해결해야 할 과제 많아

오늘날 대부분 군사 무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과거처럼 무기 자체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시스템과 연동돼 지능화됐다. 무기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SW 성능에 따라 미래전인 네트워크중심전(NCW)에서 승패가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군은 아직까지는 무기체계 SW의 상당부분을 외산에 의존한다.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SW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국방 SW 국산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와 대응 방안을 짚어본다.

최근 무기 국산화를 군이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무기의 뇌에 해당하는 SW 국산화는 턱 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지식경제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국방 임베디드 SW 국산화율은 1%에 불과하다. 무기체계 SW 국산화 비율이 낮은 원인은 △높은 외산 SW 의존도 △국산 SW 시범적용 체계 미비 △결과 중심의 감사 △국방 SW 정책과 실행 불일치 △군 내 SW전문 조직 부재 등이다. 방위사업청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몇 년전부터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SW 국산화 지원 정책을 마련, 시행하기 시작했다.

◇무기체계 SW 해외 의존도 너무 높아

과거 군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무기는 해외에서 구매했다. 무기 산업이 크게 발전하지 못한 이유이다. 투자가 미흡했던 점도 원인이다.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SW는 핵심 기술로 간주돼 기술이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 지상·해상무기 및 전장관리체계의 응용SW는 상당부분 국산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항공무기는 항공전자·레이더·전자전·유도무기 관련 기술부족으로 부품을 수입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형태여서 국산화가 매우 저조하다. 대부분 무기체계의 운용체계(OS)는 외산 SW가 적용돼 있다.

국산 SW를 개발했다 하더라도 군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 지경부가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사업으로 무기체계 시스템 OS를 개발하고 있지만, 적용 여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도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검증을 위한 시험평가를 실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미사일에 적용하는 SW는 한번 시험평가를 하는 데 20억원을 사용해야 한다. SW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최소 4번 이상을 실시해야 하는데,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

결과 중심의 감사도 SW 국산화를 더디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현재 군에서 이뤄지는 감사는 과정보다는 결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종 결과가 좋지 않으면 설계부터 개발, 평가, 적용 등의 절차에 관련된 대부분 사람이 처벌을 받는다. 새로 개발된 국산 SW의 성능이 우수하다 하더라도 기존 외산 SW를 대체 사용할 사람은 없다.

군 내 역량을 갖춘 전문 SW 연구조직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이로 인해 SW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 방위사업청과 이를 연구하고 실행하는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간에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국방 SW를 실제 사용하는 육·해·공군 현장도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

◇방사청, 국산SW 확산 위해 다양한 정책 마련

국방 분야에 적용하는 SW 국산화를 위해 정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성남 방사청 획득기반과장은 “최근 몇 년간 노대래 방사청장 지시로 국산 SW 육성을 위해 대대적인 제도 정비와 실제 적용 가능한 정책 마련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SW 국산화를 촉진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보완했다. 선행연구 등 사업 초기단계부터 국산 SW 확보방안을 검토하도로 했고 연구개발 단계에서 외산 SW를 식별하고 도입 사유를 명시하도록 명문화했다. 연구개발 간 상용SW 활용시 국산과 외산 SW 동시적용도 가능하도록 했다. 품질이 인증된 국산 SW를 우선적용 하도록 하고 절충교역 협상수립 시 고려사항에 핵심 SW 국산개발 소요기술 확보를 추가하기로 했다. 분기별로 우수 국산 SW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핵심 SW개발 사업도 추진한다. 선진국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으로 무기체계 개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내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430억원을 투입, 항공·유도무기·전자제어 등 핵심 SW 국산화를 추진한다.

국산 SW가 실제 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도 마련했다. 그동안 국산 SW가 무기개발에 적용된 사례가 없고 신뢰성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활용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기 개발 시 특정 SW가 필요하다면 국산과 외산을 동시 적용, 개발한 후 국산 SW 성능이 충족되면 양산시에는 국산SW를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국산 SW 확산 위해 범국가적 투자 필요

방사청을 중심으로 국방SW 국산화가 적극 진행되고 있지만 해결 과제는 여전히 많다. 먼저 무기체계 핵심 SW 개발을 위한 사업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 무기체계 SW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국방SW 국산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동수 획득기반과 소령은 “SW 기술은 단기간에 확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 첨단 무기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범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핵심 SW개발에 43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필요하다면 그 예산을 매년 증액할 예정이다.

무기체계 SW 전문 연구기관 설립도 필요하다. 무기체계 SW는 그동안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게 전부였다. 국내에서 연구개발한 무기체계 SW에 대한 후속지원 능력이 미흡한 실정이다. 공군은 항공SW지원소에서 후속지원을 담당하고 있으나 △육군의 K-2 전차 △한국형헬기사업(KUH)에 의한 다목적 헬기 △해군의 잠소함 △각종 함정 전투체계 등 SW 후속지원을 위한 조직이 없는 실정이다. 이 과장은 “확보한 SW 기술자료를 보관하는 수준으로는 사실상 기술 축적이나 발전은 곤란한 상황”이라며 “군 내에 무기체계 SW 전문 연구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관련 중앙부처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방사청은 국산SW의 적용 활성화를 위해 지식경제부와 실무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

방사청은 민간 SW가 필요하면 운용 중인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SW 개발과 시험평가를 지원한다. 현재 지경부 사업으로 추진 중인 SW 플래그십(Flagship)과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SW 플래그십 사업은 T-50 항공기 컴퓨터시스템 개발 사업으로 370억원을 투입, 올해 완료한다. WBS사업은 무인기 SW에 182억원, 기동장비 RTOC 개발에 133억원을 투입, 내년 완료를 목표로 두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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