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주민등록번호 유출

우리나라 국민이 태어나면서 부여 받는 주민번호는 변경이 불가능하다. 일생을 같이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유출되면 위험에 일생 동안 노출된다는 얘기와 맥락이 같다.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민번호는 국내는 물론이고 온라인망을 타고 전세계에 퍼졌다. 중국에 제일 많이 유출됐다. 미국, 중남미, 동남아시아는 물론 사설서버가 이용되는 동유럽에서도 게임을 이용하려는 수요로 인해 주민번호가 유통된다.

그래서 국민 10명 중 9명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어디선가 유출됐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2008년 옥션을 시작으로 GS칼텍스, SK컴즈, 넥슨, KT 등 5개사에서 각각 유출된 개인정보를 합하면 9000만명이 넘는다.

최근 부쩍 는 스마트폰 소액결제 사고 역시 음지의 세계로 흘러들어간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세력과 무관치 않다. 이름, 주민번호, 휴대폰 번호 등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갖고, 피해를 입히는 것이다.

주민번호는 본인확인 또는 개인 식별 수단으로 수십년간 이용돼 왔다. 국민들도 익숙해져 있고, 편리하다. 2008년 이후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정부는 `개인정보 최소수집` 원칙을 적용한 법을 제·개정 중이다. 하지만 현실과 제도는 여전히 간극을 보인다.

주민번호 대체 수단으로 아이핀, 신용카드 등 5가지 방안이 제시됐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한 상태다. 행안부는 아이핀이 보급된 웹사이트가 2011년 7108개에서 지난해 1만2355개로 늘어났다고 설명하지만, 이용자와 전문가들은 여전히 아이핀에 의문을 갖는다.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안전`을 중요한 가치로 꼽는다. 당선인은 성폭력 불량식품 등 4대악 척결의지를 내세웠다. 행정안전부의 명칭도 안전행정부로 변경하고, 청와대 경호실도 격상시켰다. 진짜 `100%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려면 개인정보 안전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우리 국민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잠을 자고 있다면, 어떻게 행복한 꿈을 꿀 수 있겠는가.

김원석 비즈니스IT부 차장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