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로직)회로 반도체에 이어 아날로그 반도체도 여러 기능을 모아 원칩으로 만드는 시스템온칩(SoC)으로 진화하고 있다. 면적·효율·가격·신뢰성이 단일 칩에 비해 좋아 수요가 느는 추세다. 전력관리반도체(PMIC)를 중심으로 다양한 아날로그 기능이 통합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맥심인터그레이티드는 극저잡음(LDO)레귤레이터와 직류·직류(DC·DC) 컨버터 등을 통합한 `파워 SoC` 판매 비중이 지난해 37%까지 올랐다. 이 회사 주력인 스마트폰용 PMIC는 솔루션 내 기능 블록이 기존 103개에서 62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주변 레지스터와 캐패시터도 40% 적게 썼다. 전체 솔루션 면적은 48% 축소됐다.
TI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모뎀(베이스밴드)용 PMIC 외 다른 부품 전력을 관리하는 기능을 통합, PMIC에 모았다. 오디오 코덱을 통합한 제품도 판매한다. 한철 TI코리아 이사는 “이 방식으로 전체 솔루션 면적을 40~60%가량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LCD 디스플레이 패널용 PMIC 전문 업체 실리콘마이터스(대표 허염)는 전 제품을 SoC 솔루션으로 개발했다. 허염 사장은 “발열 문제 때문에 통합할 수 없는 부품을 제외하고 가능한 기능은 한데 묶는 게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날로그 반도체도 여러 기능을 집적하는 이유는 면적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 수 있어서다. 칩 크기가 작을수록 제품을 디자인하기 쉽고 다른 부품을 추가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크기가 작은 전자 제품에서 먼저 수요가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잡음(노이즈)을 관리하기도 용이하다. 칩이 서로 떨어져 있으면 칩간 통신 도중 노이즈가 끼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한 패키지 안에 넣으면 이를 제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업계에서도 아날로그 SoC 솔루션이 더 각광 받는다. 부품을 3~4개 따로 쓸 때보다 한 개 쓸 때 고장률을 줄일 수 있다. 최영균 맥심 오토모티브팀 이사는 “원칩 솔루션은 여러 기능 중 하나에 오류가 나면 이를 배제하고 다른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설계가 가능하다”며 “엔진 자동변속기(ECU) 같은 주요 부품에 SoC 솔루션이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