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원격진료 허용없이 의료산업 미래 없다

`단골 유망산업` 의료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u헬스케어 산업을 이렇게 부를 만하다. 고령화 진전과 의료서비스 고도화로 u헬스케어 수요는 해마다 늘어나지만 제도의 벽에 막혀 늘 제자리를 맴돈다. 관련 업체들도 기다리다 지쳐 의욕까지 잃었다. 이들을 좌절케 하는 것이 바로 원격진료를 허용하지 않은 의료법이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와 의사간 원격 의료만 허용한다. 멀리 떨어진 환자가 영상을 통해 진료를 받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옆에 의사가 있어야 받을 수 있으니 아예 하지 말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이를 개선하려고 지난 정부들도 노력을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의사와 병원들의 반발에 매번 고개를 숙였다. 새 정부와 국회가 다시 추진한다. 정부는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ICT+의료 융합 산업을 육성한다. 심재철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원격 의료 허용 대상을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조산사, 약사 등으로 확대하는 것을 뼈대로 한 의료법개정안을 제출했다.

또 다시 의사와 병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적잖은 동네 의료원들이 경영난을 겪는 상황이라 저항이 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엔 의료법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u헬스케어 업체들뿐만 아니라 기지개를 켠 우리나라 의료산업 전체가 도약하려면 지금 아니면 앞으로 기회가 더 없어지기 때문이다. 외국은 이미 법 개정을 통해 원격의료 허용 대상을 확대하고 표준화 등에서도 우리를 앞서간다.

물론 원격의료를 확대하려면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와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병원단체들의 반발엔 이런 문제의식보다 밥그릇 지키기가 더 크게 작용한다. 사실 새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내용도 원격진료라고 하기에 민망하다. 여전히 도서·벽지와 같이 제한적인 곳에서만 허용한다. 이렇게 한계가 뚜렷한 서비스임에도 병원과 의사들은 동네 병·의원들이 모두 망할 것처럼 엄살을 피운다.

원격의료 허용은 추진 내용보다 더 나아가야 한다. 어떻게 보면 경제민주화만큼 중요한 의료민주화다. 그 핵심이 바로 원격의료다. 동네 병·의원들이 힘들어진다는 걱정도 다른 해법이 있다. 원격진료서비스를 대형 병원보다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허용하거나 정부 지원을 늘리는 방법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