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경제부총리의 3000리 현장행보

경제관계장관회의(경장)라는 게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기구다. 주로 매주 수요일에 열린다. 의장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멤버는 미래부·산업부 등 경제 및 산업 담당 장관들이다.

이번 주는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왜일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단다. 하나는 휴가철을 맞아 경제 부처 장관들이 자유롭게 쉬게 하기 위해서다. 마침 대통령도 휴가 중이다. 다른 하나는 부총리 일정 때문이다.

일정이란 게 이렇다. 경제 및 산업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다. 버스를 타고 세종시에서 전라도와 경상도를 삼각형으로 순회하는 3000리 길(1156㎞)이다. 이미 새만금경제자유구역청과 군산산업단지, 전주대 창업보육센터를 둘러봤다. 다음은 경남테크노파크와 울산 온산산단을 방문해 수출기업인과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경제부처 총수로서 그는 지난 석 달간 그리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경제 부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다. 국회 일각에서는 경질론까지 제기했다. 다행히 대통령이 신임을 보내면서 수그러들기는 했다.

그 때문이었을까. 원래 그는 이번 주 4박 5일 휴가를 갈 예정이었다. 지난 17일 그는 기재부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활 시위나 기타 줄도 가끔 풀었다 조여야 최상의 상태가 된다”며 휴가를 독려했다. 하지만 본인은 예정된 휴가를 취소하고 3000리 산업 현장을 찾았다.

그의 방문엔 산업부와 중기청 등 경제부처 고위간부도 대거 동행했다. 그런 만큼 11개 경제부처를 총괄하는 사령탑인 그의 행보에 무게가 실렸다. 그는 전주대 창업사관학교에서 `기업가는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진다`는 어느 창업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창업자들을 격려했다.

그런데 정작 그와 정부가 창업을 위해 한 일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보여주기 식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거창한 구호나 이벤트보다는 젊은이들이 기꺼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사회 경제적, 기술적 인프라를 탄탄하게 구축하고 창업을 향한 인식론적 사고 전환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우선 아닐까.

방은주 부장(세종시)=ejbang@etn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