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프로젝트관리조직(PMO)을 도입한 공공정보화 사업은 감리를 생략할 수 있도록 전자정부법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었다. 감리업계는 공공 정보시스템 감리 시장을 말살하려는 부당한 정책이라고 반발하지만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PMO와 감리가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예산절감을 위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감리협회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7월 입법 예고한 전자정부법 개정안은 감리업계를 규제하기 위한 법률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금주 중 감리업계의 개정 반대 입장을 담은 의견을 안행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업계 “정보시스템 부실 우려” VS 안행부 “예산 낭비 막아야”
논란이 되는 개정안 내용은 PMO를 도입한 공공정보화 사업에 한해 공공기관 재량에 따라 감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감리와 PMO 사업이 기능적으로 유사해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PMO 사업자와 감리 사업자의 의견 충돌로 인한 문제 해결도 개정 배경이다.
감리업계는 크게 항의하고 있다. 전영하 정보시스템감리협회 부회장(씨에이에스 대표)은 “PMO와 감리는 전혀 별개의 사업”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PMO 기능은 정보시스템 구축의 관리와 절차적인 영역만을 다룰 뿐 기술적인 부분은 다루지 않기 때문에 감리 생략은 공공 정보시스템의 부실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공공기관의 PMO 예산으로는 발주자를 대행하는 수준 밖에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감리를 대체할 수 없다는 이유다.
안행부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서보람 안전행정부 전자정부정책과장은 “공공정보화 사업에 적용하는 PMO와 감리는 중복된 기능이 많다”며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은 현재 입법예고를 한 상태라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의견을 피력하면 된다”며 “접수된 의견을 검토, 타당성이 있다면 얼마든지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감리 예산을 PMO 예산으로 활용
전자정부법 개정안 추진 배경은 무엇보다 공공정보화 예산 부족이다. 지난 7월 공공정보화 사업에 PMO 도입을 위한 법이 시행됐지만 공공기관들은 예산이 없어 PMO 사업을 발주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도 공공정보화 사업에도 PMO 예산을 반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PMO 발주를 확대하기 위해 감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감리예산을 PMO 예산으로 활용하도록 한 셈이다. 한 공공기관 정보화통계담당관은 “의무 적용토록 돼 있는 감리사업 예산을 활용할 수 있다면 PMO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전자정부법 개정이 이뤄지면 감리업계에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 기존에 경쟁자 없이 독식할 수 있던 감리시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새로 형성된 PMO 시장은 전문 PMO기업을 비롯한 컨설팅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감리업계는 개정이 이뤄지면 공공정보화 감리 사업 거부 등 적극적인 반대 입장을 펼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 과장은 “감리업계를 규제하거나 시장을 축소시키는 법안이 아니라 오히려 PMO 시장 확대로 감리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주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정부법 개정에 대한 감리업계와 안전행정부 입장
자료:감리협회·안전행정부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