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박 대통령과 청와대

[관망경]박 대통령과 청와대

지난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고운 한복 차림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급서로 1979년 11월 21일 청와대를 떠난 뒤 33년 3개월 만이었다.

33년전 청와대를 떠날 때 그의 나이 27세였다. 초등생시절 들어와 이후 15년을 살았던 청와대는 소녀시절 추억이 켜켜이 쌓인 고향집이나 마찬가지였다. 정들었던 청와대로 돌아오면서 박 대통령은 비록 5년이지만 이곳에서 다시 국민을 위한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다졌을 것이다. 국민도 그의 여성성, 섬세한 손길과 겸허한 내면의 힘을 기대했다. 균형감각과 모성으로 균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사회를 치유해줄 것으로 믿었다.

기대감을 안고 취임한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취임 6개월을 맞았다. 박 대통령은 여론 지지율이 50~60%대 고공행진을 이어갈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관된 대북자세로 개성공단 정상화와 이산가족 상봉 합의를 이끌어냈다. 미국 및 중국 정상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국제사회 역할 확대 등에 합의한 것은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취임 초기부터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하면서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판이 제기됐다. 또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독선적인 국정운영으로 기대했던 소통에 난맥상을 드러냈다.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두 축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경제정책은 결과적으로 성장과 고용, 복지가 선순환될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리지도, 국민의 기대에도 못미쳤다.

물론 전체 임기의 10분의 1에 불과한 기간을 두고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박 대통령은 4년 6개월이라는 기간이 남아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를 충분히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다. 박 대통령이 조급함 없이 대내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4년 6개월 후 박 대통령은 총 20년 동안 정들었던 청와대 생활을 마감해야 한다. 그때 고향집 같은 청와대를 개운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도록 남은 기간을 잘 채웠으면 한다.

경제과학벤처부 차장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