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정보자원관리 선진화, 예산 부족으로 `용두사미` 전락 우려

정부가 추진하던 `국립대학 정보자원관리 선진화` 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용두사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 정부 때 교육부가 1500억원을 투입, 학사·연구·일반행정시스템을 구축해 국립대학에 보급하기로 예비타당성 검토까지 마쳤으나 현 정부의 복지예산 마련 때문에 40억원만 배정됐다. 예산이 줄자 사업범위를 일반행정의 일부 영역만으로 축소하고 나머지 비용은 해당대학에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이 분담금 규모에 비해 실효성이 적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16일 정부와 대학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는 국립대학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일반행정 분야 중 회계관리시스템을 대학과 공동 분담해 구축, 보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일반행정시스템 구축비용 중 40%를, 대학이 60%를 부담하는 형태다. 그러나 정부가 40%를 부담하기 위해 2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야 하나 현재 40억원밖에 배정받지 못해 정부 부담 비율은 채 10%도 안 될 가능성이 크다.

국립대학자원관리선진화 프로젝트는 지난 2011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국립대학들이 동일한 정보시스템을 개별 구축해 3년간 국고 1286억원을 낭비했다는 지적에 따라 검토되기 시작했다. 2011년 12월 LG CNS컨소시엄을 선정, 관련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정보화전략계획(ISP)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 1500억원 규모로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복지예산 확보로 사업 예산을 받지 못해 사업이 보류됐다. 교육부는 우선적으로 일반행정 분야의 예산회계시스템을 먼저 적용하기로 하고 전체 사업비용으로 550억원을 책정했다. 이 중 220억원은 정부가, 330억원은 대학이 분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획재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40억원만 책정돼 사업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진행 중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쳐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러나 40억원으로 최종 확정되면 내년 사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비용 분담을 놓고 대학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현재 정부의 자원관리선진화시스템 구축을 기대했던 국립대학은 산업대와 교육대 등 30여곳이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산업대와 교육대들은 사업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사업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대형 산업대는 회계관리시스템에 한정해 진행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한 산업대 관계자는 “정부가 공통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해서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고 계속 기다려왔는데, 갑작스럽게 회계관리시스템에 한정해 진행한다고 하니 상황이 너무 복잡해졌다”며 “학사행정 등 전체 차세대 프로젝트 진행 여부를 시급히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교대 관계자는 “교대들은 대부분 학교 규모가 작아 예산이 없는 상황인데, 사업비용 분담금이 너무 높아 분담금을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안에 42개 국립대학 중 찬성이라고 밝힌 대학은 10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32개 대학은 사업 규모 축소와 분담금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방송통신대·충남대·전북대·경북대 등 주요 거점대학은 이미 자체적으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국립대학 관계자는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대대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현 정부 들어 복지예산에 밀려,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며 “대학들도 더 이상 정부 정책만을 기다리고 있기는 어려워, 개별적 프로젝트 진행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최종적으로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다양한 안을 가지고 해당 국립대학 대상으로 의견 수렴 조사를 한 것 뿐”이라며 “현재로서는 예산확보를 통해 분담률을 낮출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