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 무리한 가동 시한폭탄

무리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에 따른 고장 여부가 새해 전력수급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9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발전공기업이 운영하는 대다수 석탄화력 발전소가 2년 넘게 무리한 가동을 반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고장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원전 정지가 전력수급의 고비였다면 새해 석탄화력 고장 정지가 전력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석탄화력, 무리한 가동 시한폭탄

최근 전력위기로 2년 넘게 모든 석탄화력발전소가 여름과 겨울에 번갈아가며 초과출력 운전을 해왔다. 전력피크 기간 전력예비율이 낮은 탓에 전력수급을 충당하기 위한 가동형태다.

한 발전소 관계자는 “정상적인 출력으로는 급전지시를 감당할 수 없어 발전기에 다소 무리가 가더라도 초과출력 운전을 실시한다”며 “특히 지난해 다수의 원전이 멈춰 어느 때보다 초과출력 시간이 길었다”고 말했다.

저열량탄 사용도 문제다. 발전공기업은 업체에 따라 3~5년 전부터 저열량탄을 혼소해왔다. 혼합연소 초기에는 저열량탄 비율이 2%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5% 수준까지 늘린 곳도 있다. 가격이 낮은 저열량탄을 사용하면서 전력가격은 낮출 수 있었지만 반대로 설비 부담은 그만큼 늘어난다.

한전 경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설계기준보다 300㎉가 모자란 석탄을 사용하면 유지보수비 10%, 설비고장은 갑절가량 증가한다. 보일러 수명도 2년 이상 단축된다.

업계에 따르면 초과출력과 저열량탄 사용은 발전소 튜브 등에 물리적 마모와 화학적 부식 속도를 높인다. 초과출력은 보일러 내부와 튜브 온도를 높이고 저열량탄은 연료 사용량 증가에 따른 황물질 다량 배출로 설비 내구성을 떨어뜨린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A발전소는 지난해 발전소 튜브 및 일부 주요 설비를 5년 만에 교체하기도 했다. 그동안 업계 관례상 석탄화력발전소 수명을 30년으로 볼 때 튜브 교체주기는 10년이다. 초과출력과 저열량탄 사용으로 설비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교체주기를 앞당긴 셈이다.

문제는 실제 발전소가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초과출력과 저열량탄 사용이 고장 원인으로 지목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설비에 무리를 주는 운영이기는 하지만 실제 고장을 발생시켰다는 직접적인 개연성을 밝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발전공기업은 설비제작사와 저열량탄 사용에 따른 설비 고장 가능성에 대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려고 했지만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발전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발전소 고장 현황 통계가 아직 작업 중이지만 과거와 달리 전기적 고장보다는 기계적 고장이 늘어나는 것을 체감한다”며 “이는 설비 피로도가 그만큼 누적됐다는 경고인 만큼 전력예비율이 여유가 있을 때 설비 교체와 유지보수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대원·조정형 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