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PC, 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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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밀려 고전을 거듭해 온 PC가 오랜만에 건재를 과시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은 IDC와 가트너 등 시장조사기관의 자료를 인용, 지난 2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최소한 급락세는 멈췄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가트너는 이 기간 전 세계에서 총 7580만대의 PC가 출하돼, 전년 동기 대비 0.1%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만 7.4% 증가하는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뚜렷한 호전 양상을 보였다.

당초 7.1%의 급락을 전망했던 IDC도 1.7%만 하락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IDC가 내놓은 2분기 출하량은 총 7440만대. 전년 동기량은 7570만대였다. 지난 2년간 가장 소폭의 감소세라는 게 IDC의 설명이다. 역시 미국과 캐나다, 유럽 시장의 호조가 아시아 등 신흥 시장의 감소세를 커버해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PC 메이커인 레노버가 15%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HP, 델 등 3대 PC업체 모두 10% 이상의 호조세를 나타냈다.

PC 판매 반등의 가장 큰 이유는 기업용 제품의 재구매율 상승이다. IDC의 로렌 러버드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XP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서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발생, B2B 거래비중이 높은 레노버 등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요인은 저가 제품을 찾는 일반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IDC의 제이 츄 애널리스트는 “비싼 윈도 대신, 구글의 크롬 운용체계(OS)를 사용하는 ‘크롬북’의 인기가 특히 높다”며 “중저가형 PC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전체 시장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스마트폰·태블릿 등은 ‘보여주기’(아웃풋) 위주의 기능적 한계가 있는 반면, PC는 각종 문서 작업 등에서 ‘입력’(인풋) 중심의 기능이 여전히 강하다는 장점도 부각됐다.

하지만 이같은 깜짝 반등이 PC시장의 전반적인 부활을 의미한다고 말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주·유럽 등지에서는 선전했다고 하나, 신흥 시장에서는 계속 맥을 못추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2분기 아시아 PC 시장의 감소율은 19%에 달했다.

러버드 애널리스트는 “2분기 일시적 반등에도 불구, ‘6% 하락’이라는 올해 PC 출하량 전망치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며 “태블릿이 최근 주춤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PC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위협적 존재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분기 세계 3대 PC업체의 매출 증가율 추정치(전년 동기비, %)>

분기 세계 3대 PC업체의 매출 증가율 추정치(전년 동기비, %)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