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융사가 변해야 산업과 경제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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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10일 발표한 금융규제 개혁 방안은 규제를 풀어 금융산업에 새 활력소로 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시장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경쟁이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도 고조됐다. 규제 완화 방향에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사들은 외국 금융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낮다. 자기자본이익률 등 각종 경쟁력 평가 지표에서 외국 금융사에 뒤진다. 은행은 이자만으로, 증권사는 수수료만으로 먹고 산다. 경기가 활발할 때에는 괜찮지만 경기 침체가 오래 가니 금융사들의 저질 체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근 여의도 금융가가 구조조정 몸살을 앓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금융사들이 손쉬운 길만 택하며 안일하게 경영한 탓이 크다. 그러나 근본 원인을 추적해보면 정부 규제에 도달한다. 금융사 업무 영역까지 칸막이를 쳐놓고 일일이 간섭했다. 금융사가 오랜 기간 여기에 길들여져 경쟁력은 약해졌다. 금융규제 개혁은 이를 제대로 고쳐보겠다는 시도다. 전업주의도 깼고, 해외진출과 융합금융 사업 도전을 장려했다.

규제 완화로 일부 부작용도 예상되지만 금융사 자율성 회복이라는 가치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금융사들은 이를 계기로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금융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읽고 편익을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 악화된 금융사 경영 환경을 돌파할 길이 있다.

특히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기업들은 다양한 금융 거래 채널이 생긴다. 금융사가 선택을 받으려면 기업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돼야 한다. 기업이 가려워하는 곳을 제때 제대로 긁어줘야 가능하다. 금융사가 기업이 늘 기댈 곳으로 여겨진다면 비로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부는 금융사가 변화하도록 계속 도와야 한다. 웬만해선 금융사 스스로 하게 내버려두되 법을 어기면 문을 닫게 할 정도로 엄벌하는 원칙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관치금융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사후 감시도 게을리 하지 말라는 얘기다. 모처럼 기대를 모은 금융 규제 개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