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허괴물의 한국 공습 미리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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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캐논, SAP가 손잡고 ‘특허괴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원천기술을 많이 보유한 미국, 일본, 독일의 간판 기업들이 특허 전문회사(PAE)의 소송을 막기 위해 ‘LOT 네트워크’를 신설했다. LOT는 기업 간 크로스 라이선싱 모델이 한 단계 발전한 형태다. 한 회원사가 보유한 특허를 외부에 판매할 때 사전에 협회에게 특허 사용권을 줘 전체 회원사를 향후 소송으로부터 보호한다.

이들 기업의 선택은 특허사냥꾼 공세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되겠다는 위기로 해석된다. 지금처럼 수세적으로 대응해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실제로 이런 저런 이유로 특허사냥꾼들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어진다. 세계적으로도 특허괴물과의 소송에 투입하는 돈이 수십조원을 웃돈다. 미국내 특허소송은 지난 3년 간 배로 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은 부쩍 늘고 있다. 특허괴물의 공격이 기업경영에 큰 위협요소가 되는 게 현실이 된 셈이다.

일반 기업과 달리 특허괴물과의 싸움은 비대칭 구조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위협적이다. 특허괴물로부터 소송을 당한 기업이 역으로 타격을 입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회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사냥꾼들은 대학, 연구소를 돌며 ‘입도선매’식으로 특허 아이디어를 쓸어 모은 뒤 공격에 나선다. 정글속에서 총을 쏘고 달아나는 적은 있으나, 적의 아킬레스건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원점을 찾아 역공을 가하려고 해도 타깃이 보이지 않는다.

구글과 캐논 SAP의 이번 협력은 특허전쟁 파고가 높아진 우리 기업과 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우리나라에 대한 특허괴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각심을 갖고 미리 미래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전문가 풀이 인력과 경험을 공유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 기술혁신과 마케팅에 이어 미래 경제 전쟁은 특허에서 판가름이 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