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PC 앙숙이 `모바일 친구`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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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IBM이 업무용 아이폰·아이패드 소프트웨어를 공동으로 개발해 올 가을 내놓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지니 로메티 IBM CEO는 ‘iOS용 IBM 모바일퍼스트’로 명명된 업무용 앱 모음을 공동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양사간 공동 성명을 공식 발표했다.

애플과 IBM이 100개 이상의 앱을 공동 개발키로 전격 합의했다. 15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 쿠페티노 소재 애플 본사를 방문한 로메티 IBM CEO(왼쪽)가 팀 쿡 애플 CEO와 나란히 걸으며 환담하고 있다.
애플과 IBM이 100개 이상의 앱을 공동 개발키로 전격 합의했다. 15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 쿠페티노 소재 애플 본사를 방문한 로메티 IBM CEO(왼쪽)가 팀 쿡 애플 CEO와 나란히 걸으며 환담하고 있다.

이 앱 모음은 기업내 정보기술(IT) 부서가 업무용 IT기기를 쉽게 관리하도록 하는 기능과 함께, 각 산업 분야에 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를 맞춤식(tailored)으로 제공한다.

IBM은 애플과 독점 계약을 맺고 기업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올 가을부터 자사 기업 고객 대상으로 판매한다. 이들 기기는 해당 고객이 자유 선택한 이통사 네트워크를 통해 작동한다.

도·소매업과 제조업, 금융업, 공공 등 각 분야 기업 고객들을 위해 100종이 넘는 앱이 나오며, 보안과 모바일기기 관리, 빅데이터 분석 등에 특화된 서비스도 개발된다.

또 IBM은 애플 iOS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키로 했다. 애플은 기업 고객을 위한 ‘애플케어’ 센터도 별도 운영한다. 기업의 일선 현장에서 접수되는 문의는 IBM이 처리하되, 업체내 IT담당 부서로부터 오는 문의는 애플이 맡는다.

팀 쿡 애플 CEO는 “우리는 사상 최초로 iOS 사용자들의 손가락 끝에 명성 높은 IBM의 빅 데이터 분석 도구를 놓게 됐으며 이는 애플에 매우 큰 시장 기회를 열어 주는 것”이라며 “오직 애플과 IBM만이 할 수 있는 혁신의 걸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IBM이 PC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한 후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비즈니스 강화를 선언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IBM은 내년까지 소프트웨어 판매에 따른 이익이 전체 수익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개월간 물밑 협상을 벌여 온 양사의 이번 협약은 ‘모바일 시대로의 격변’을 알리는 한 단면이라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30년간 PC시대의 두 앙숙이 손 잡은 격”이라며 “양사간 만남, 그 자체가 이미 큰 성공”이라고 전했다.

당장 시장이 반응했다. 이날 장마감후 거래에서 IBM과 애플의 주가는 각각 2.6%, 1.9%씩 뛰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