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변경, 규제 개혁 출발 의미는 크지만 실효성은 의문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뜻을 모아 내놓은 셧다운제 개선안에 대해 산업계는 규제 개혁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는 크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3일 열릴 2차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앞두고 부랴부랴 만든 정책이라는 의구심도 받는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청소년 대상 인터넷게임 제공시간에 대한 부모선택권을 확대하고, 양 부처와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설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내용의 게임 규제 개선안을 발표했다. 여성가족부 이기순(오른쪽) 대변인과 문화체육관광부 유동훈 대변인이 게임규제 개선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청소년 대상 인터넷게임 제공시간에 대한 부모선택권을 확대하고, 양 부처와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설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내용의 게임 규제 개선안을 발표했다. 여성가족부 이기순(오른쪽) 대변인과 문화체육관광부 유동훈 대변인이 게임규제 개선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는 “상설협의체 운영 등을 규제 개선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를 둔다”면서도 “이번에 규제 창구가 문화부로 일원화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아쉽다”는 뜻을 표명했다.

◇부모 동의 아래 셧다운제 실효성 있나

여가부는 셧다운제 유지로 가닥을 잡은 이유로 청소년의 수면권과 건강권 보장을 내세웠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4월 내린 강제적 셧다운제 합헌 판결도 셧다운제 유지에 힘을 실어줬다고 분석된다.

손애리 여가부 청소년정책관은 “셧다운제가 3년 정도 유지되면서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뒀다는 자체 판단과 청소년의 수면권과 건강권 보장을 위해서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쪽으로 개선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부모 동의 아래 해제 가능한 셧다운제가 과연 실효성이 있겠냐는 의문도 나왔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시행해온 강제적 셧다운제도 부모나 어른의 아이디를 도용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는데 어떤 청소년이 심야에 게임을 하겠다고 부모의 동의를 구하겠냐”고 반문했다.

업계의 자율적 의지를 감안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에 쏟아지는 규제의 창구를 일원화하고 편견을 없애기 위한 정책을 요구했는데 정작 어려움을 겪는 게임 산업 진흥 정책이나 업계의 자율적 의지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문화된 셧다운제 유지를 비판하면서도 콘텐츠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 전환도 요구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자유로운 사고를 발판으로 한 문화콘텐츠에서 제도적 틀을 들이대는 것은 자유로운 사고가 생겨나는 근본적인 가치나 철학을 무시한 것”이라며 “사문화된 셧다운제는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설협의체 탄생 규제 개선 단초 될까

개선안에서 규제 창구 단일화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향후 상설협의체가 이러한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여가부가 상설협의체에서 여러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여가부는 상설협의체를 문화부와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게임산업과 관련한 새로운 규제 도입에 대해 민간의 의견을 반영해 합의된 공동 의견을 마련하고 기존 규제에 대해선 업계 애로사항 등을 듣는 창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손애리 정책관은 “이번에 발족할 상설협의체에선 규제와 관련한 여러 논의를 열린 자세로 듣겠다”며 “온라인은 물론이고 모바일 셧다운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업계도 이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김성곤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사무국장은 “상설협의체가 셧다운제 일원화와 폐지 등을 논의한다는 것은 업계로서도 긍정적”이라며 “게임 업계 역시 자율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셧다운제 관련 일지

셧다운제 변경, 규제 개혁 출발 의미는 크지만 실효성은 의문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