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라디오 스트리밍 음악서비스를 둘러싼 갈등이 3개월째 표류하면서 관련 산업이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멜론과 구글 등 국내외 음악 서비스사업자들이 신규 라디오 서비스 론칭을 검토 중이지만 음악단체와 신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서비스 공동화 현상마저 우려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작년 10월 초 삼성전자의 ‘밀크뮤직’이 유료 서비스 계약을 위반했다며 계약 파기를 선언한 데 이어 SK플래닛의 ‘뮤직 메이트’를 상대로도 지난 12월 초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밀크뮤직’과 ‘뮤직 메이트’ 모두 무료 라디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음저협 측은 당시 무료 음악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회원인 작사·작곡자 등 음악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렵게 만들어진 유료 음악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란 우려였다.
음저협 관계자는 “(무료 음악 서비스로 인해) 음악이 그저 마케팅 수단의 일부로 전락해 버리거나 소비되고 마는 것으로 인식되는 등 음악의 가치가 저평가될 수 있다”며 “음악의 가치 하락을 차단하기 위해 무료서비스 중지 요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음저협은 밀크뮤직 관련 계약을 파기했지만 이렇다 할 후속조치를 내놓지 못하면서 이해당사자 간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음저협이 이처럼 3개월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무료 서비스로 인한 저작권자의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워 추가 법적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데다 인터넷라디오 서비스에 대한 저작권 징수 규정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음저협으로선 저작권료 징수 규정에 해당 항목이 있어야만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는데 새로운 서비스는 규정에 없다. 따라서 자칫 저작권료조차 받을 수 없을 공산도 있다. 결국 음저협이 회원의 이익’이란 명분을 내세워 계약을 파기했지만 규정이 없어 뚜렷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1일 음악단체와 소비자단체 간 신규 음악서비스와 관련 새로운 규정 마련을 위해 상생협의체를 만들었지만 새 규정은 하반기 이후에나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신규 서비스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경직된 서비스 운용이 시장을 오히려 위축시켰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창작자의 권리와 지위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이 됐다”며 “이는 창작자에게도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라디오 음악서비스 같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음악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행 음원 가격은 저작권료 통제를 통해 정부가 간접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어서 새로운 서비스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며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대마다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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