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기세 꺾인 에볼라…변종이 새 위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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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감염병 에볼라의 기세가 올해 들어 크게 꺾였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새로 감염된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하며 주간 신규 감염자가 처음으로 100명 이하로 떨어졌다. 감염자 치사율은 여전히 높지만, 감염자 수 감소에 따라 사망자 수 증가세 역시 둔화됐다.

세계 각국이 에볼라 위기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 의료진 파견과 재정적 지원이 이어졌다. 여기에 새로 개발된 에볼라 백신의 안정성이 검증된 것도 호재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반이면 에볼라 사태를 종식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감염자 수 급감, 진정세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에볼라 주요 발병국인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서아프리카 3국에서 한 주간 신규 감염자 수가 99명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신규 감염자 수는 기니 30명, 라이베리아 4명, 시에라리온 65명으로 집계됐다.

기니는 주간 감염자 수가 20명에서 30명으로 늘었지만,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은 감염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기니의 감염자 수 증가는 기니 북부지역에서 새로운 감염사례가 발견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감염자 수 감소에는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 것이 한몫했다. WHO는 올해 들어 감염 의심 환자의 샘플을 채취해 최종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기니 0.7일, 라이베리아 0.5일, 시에라리온 0.8일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염자 중 사망하는 비율은 54~62% 정도로 여전히 치사율이 높은 상황이다.

WHO는 29일 기준 서아프리카 3개국 감염자 수는 2만2057명, 사망자는 8795명이라고 밝혔다.

WHO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에볼라 전염병을 최대한 빨리 끝낼 수 있도록 신규 에볼라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의료시설을 서둘러 완공해야 한다”며 “안전한 장례를 치르고,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최대한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볼라 백신 속속 개발

그동안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약이 없던 한계도 조만간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공동 개발한 에볼라 백신은 최근 안전성이 확인됐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이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예비 결과를 분석해 안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논문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백신 투여로 에볼라에 면역반응이 생성되는 것이 초기 관찰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백신 임상시험은 지난해 9~11월에 걸쳐 60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임상시험 참여자에 대해서는 향후 6개월간 부작용 여부를 관찰한다. 이 백신은 미국과 스위스, 말리 등에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대부분 결과가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제약사인 뉴링크앤드머크가 개발한 백신도 상당한 수준의 안전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백신은 지난해 12월 일부 임상 참여자에게서 일시적인 관절 통증 등의 증세가 나타나 투여를 중단했었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아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GSK와 뉴링크앤드머크가 개발한 백신은 조만간 에볼라 발생지역인 서아프리카에서 의료종사자를 포함한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상 3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하반기부터는 수백만 개의 백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종 에볼라 변수 되나

에볼라 사태가 안정되어 가는 가운데 변종 바이러스 출현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BBC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존과 다른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스퇴르연구소가 최근 기니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변종 발생을 확인했고, 현재 변종 바이러스의 전염 강도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이다.

파스퇴르연구소 아나바즈 사쿤타바이 박사는 “에볼라 바이러스 변이로 진단과 치료 대응이 시급해지고 있다”면서 “에볼라 퇴치를 위해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RNA 핵산을 갖는 RNA형으로, DNA처럼 복제 도중 발생하는 오류를 잡아주는 과정이 없어 돌연변이가 잘 생겨난다. 현재까지 5종류의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가 보고됐고 지난해 발생한 에볼라 감염자 중에도 변종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문제는 변종 바이러스 중 인체 치명도는 줄어드는 대신 전염성이 강해지는 종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호흡기로 전염되는 단계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현재 개발 중인 백신들이 변종에게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

영국 노팅엄대 조너선 볼 교수는 “특별한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변종 에볼라가 얼마나 확산할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에볼라 창궐 기간이 길어질수록 변종 감염 사례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에볼라 사태를 조기 종식시키기 위한 국제협력이나 구호활동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방한했던 크리스티앙 브레쇼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장은 “장기적으로 에볼라 변종이나 다른 감염병 등에 대비하기 위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