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클라우드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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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클라우드 2015

2008, 2009년쯤으로 기억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말 그대로 뜬구름 같은 용어가 IT업계 키워드로 등장했다. 개발자에게는 반드시 대응해야 할 차세대 컴퓨팅 기술로, 영업맨에게는 신규 매출을 올리는 마케팅 수단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개념 정립이 되지 않았던 터라 ‘무늬만’ 클라우드가 적지 않았다. 과거 닷컴열풍 때처럼 회사나 제품을 소개할 때 경쟁적으로 ‘클라우드’가 붙었다.

부처별로 협회·단체도 잇따라 설립됐다. IT를 담당하는 지식경제부와 통신을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뉘어 있던 시절이다. 똑같은 클라우드를 놓고 한쪽은 ‘컴퓨팅’, 한쪽은 ‘서비스’로 접근하며 각자 영역을 점하려 했다. 지금 돌아보면 다소 어이없는 상황이다. 클라우드가 중요해 보이기는 하는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 잘 모르니 벌어진 일이다.

6~7년이 지난 2015년 11월 미래창조과학부가 클라우드 활성화를 위한 제1차 법정 기본계획을 내놓았다. 3년간 4조6000억원 시장을 만들겠다니 첫걸음으로 나쁘진 않다.

정부 산업정책 단골 메뉴인 공공 수요에 기반을 둔 시장 창출을 앞세운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예전과 달라서 정부가 주도하는 산업 진흥에는 한계가 있다. 공공 수요가 곧 민간 수요로 확산되지는 않는다. 효용성이 높으면 쓰지 말라고 해도 기업이 먼저 도입한다. 효과가 낮으면 보조금을 지원해도 이용하지 않는다. 정부는 클라우드 시장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운동장과 규칙만 제대로 만들면 된다.

그럼 공은 클라우드 기업에 넘어간다. 실력 있는 기업은 클라우드 전문 기업으로 도약한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퇴장한다.

다행히 미래부가 규제개선추진단을 운영해 클라우드 이용을 제한하는 규제를 집중 발굴한다고 한다. 4조6000억원 시장 창출이라는 구호도 매력적이지만 조금씩 나아질 한국 클라우드 생태계를 지켜보는 게 더욱 기대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