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육상풍력발전소 민가와 이격거리 규정 신설 추진…풍력업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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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 풍력발전단지 전경.
<경북 영양 풍력발전단지 전경.>

환경부가 육상풍력발전소를 민가와 일정거리 이상 떨어뜨려 세워야 한다는 이격거리 규정 신설을 추진한다. 그동안 풍력발전기 가동 소음 피해를 감안해 정온시설(민가, 학교 등)과의 거리를 소음도(㏈)로 규정했으나, 기준이 모호하고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이격거리를 허가전 구체적으로 설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가뜩이나 무거운 환경규제로 풍력발전 추진에 어려움을 느껴온 풍력업계는 ‘설상가상’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소음과 생활환경 등 평가 항목을 포함한 ‘육상풍력 개발사업 환경성평가 지침(육상풍력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이 진행중이다. 육상풍력 개발을 통한 온실가스 저감 효과와 생태계 보전을 고려한 합리적 환경성평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이 가이드라인은 법령이나 현실 여건 변화 등을 검토해 올해 말까지 개정하도록 명시됐다.

영흥 풍력단지.
<영흥 풍력단지.>

환경부는 가이드라인 개정에서 민원이 특히 많이 발생하는 소음 문제 해결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현재 소음은 모델링을 통해 예측한 정온시설 경계에서 소음·진동이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른 사업장 소음원 기준을 준수하도록 규정돼있다. 즉, 풍력발전소를 공장과 같은 소음원으로 간주하고 이에 맞춰 관리했다.

하지만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현지 풍속에 따라 편차가 크고, 인간과 가축 스트레스 원인이 될 수 있는 저주파 소음이 포함되는 등 일반적 공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다른 특성을 보여 민원이 지속돼왔다.

환경부는 소음문제 해결을 위해 일부 국가에서 도입한 풍력발전기 위치를 정온시설과 일정거리 떨어뜨려야하는 규정 신설을 검토 중이다.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에너지 확대 측면에서 풍력발전 보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발전소 인근 주민의 주거권리를 보장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풍력발전소-정온시설간 이격거리 권장 내용
자료:환경정책평가원구원(2011년)
<풍력발전소-정온시설간 이격거리 권장 내용 자료:환경정책평가원구원(2011년)>

과거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풍력발전시설에서 발생하는 환경소음 및 저주파음에 관한 연구’에서 풍력발전소는 정온시설에서 1.5㎞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환경부는 현행 가이드라인 제정 과정에서 모든 정온시설로부터 무조건 1㎞ 이격할 것을 추진하기도 했었다.

이 같은 환경부 움직임에 풍력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박근혜 정부 규제완화 독려 영향으로 산림청 등 규제가 줄어 육상풍력 발전 보급이 늘어나나 싶었더니, 그보다 더한 규제가 새로 생겨나는 격이다.

풍력업계는 이미 야생생물보호구역, 국립공원 등 법정보호지역은 풍력발전소 건설을 제한하고 있으며 그 인접지역(500m~1㎞)도 사실상 발전소를 짓지 못하는 상황인데, 민가와 이격거리 규정까지 신설되면 사실상 경제성 있는 풍력발전소 입지를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풍력발전사업자는 환경부의 민가 이격거리 규정 신설 추진에 “풍력발전사업을 더 이상 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창죽풍력발전소.
<창죽풍력발전소.>

풍력업계 관계자는 “신기후체제에 대응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할당의무제(RPS) 이행을 위해 풍력발전 보급 확대는 꼭 필요하다”며 “이격 기준이 새로 규정되면 업계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풍력발전 가이드라인에 민가와 이격거리를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당장은 풍력사업자들에게 불편할 수 있으나, 적정 거리를 두고 발전소를 지으면 오히려 민원발생이 줄어 장기적으로 사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