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성그룹이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 신규 참여를 결정하고, 사업에 속도를 낸다. 최근 등록 필수 요건인 LPG 저장 시설 부지를 임대한데 이어 LPG 충전업계와 공동사업 방식으로 가정·상업용 시장 진출까지 타진 중이다. 산업용 원료로 국한했던 계획과 달리 영역에 선을 긋지 않겠다는 의미다. SK가스·E1 양분 체제인 LPG 수입시장에 새로운 3파전 구도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보성은 최근 LPG 수출입과 국내 유통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LPG 수입사 등록 준비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LPG 수입사 등록 요건은 연간 계획 수입량 가운데 30일치 물량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해야 한다.
보성은 이를 위해 최근 보유 중인 전남 여수항구 배후단지를 임대했다. LPG 저장 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저장 시설은 계열사 한양이 직접 건설한다. LPG, LNG 저장 시설 시공 능력 국내 1위 업체다. 한양은 그동안 LPG 사업 진출 관련, 외부 컨설팅을 받았으며 전담팀을 꾸려 사업성을 검토해왔다.

보성은 가정·상업용 시장 진출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산업·석유화학용으로 국한한 당초 노선에선 급선회했다. 보성은 원래 최대 시장인 수송용과 가정·상업용 시장을 타깃으로 삼지 않았다. 충전소 인프라가 없어 진입이 쉽지 않고 용기에 프로판 가스를 충전해 판매하는 수입사 중심 기존 거래선을 뚫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근 LPG충전업협동조합과 공동사업 협의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LPG충전업협동조합은 용기에 LPG를 저장해 판매하는 사업자 단체로 가정·상업용 시장 유통 물량 대다수를 책임지고 있다. 보성그룹이 기존 거래선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공동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등 협력이 예상된다.
가정·상업용 LPG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70만톤 규모로 전체 시장 20%를 차지한다.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수송용 시장을 제외하면 최대 시장이다. 보성과 충전 업계 연합전선이 구축되면 산업, 석유화학 시장에서 일부 유통선만 확보해도 선발 주자를 위협할 덩치를 갖추게 된다.

현재 국내 LPG 시장은 수입사인 SK가스, E1이 전체 물량 60%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2014년 기준 SK가스와 E1의 내수 판매량은 각각 172만톤, 124만톤이다. 나머지 40%는 4대 정유사가 직접 생산한 물량이 유통된다. 보성그룹이 수입사로 등록하면 사실상 제3 사업자가 등장하게 돼 가격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보성그룹은 건설·개발·레저·에너지·철강을 5대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가스·석유제품 공급, 저장, 중개 및 거래 등 기능을 수행하는 국내 최대 복합물류중심거점을 조성한다는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LPG 사업 진출은 그 첫 걸음이다.
한양 관계자는 “지난해 말 LPG 수입사 등록에 대비해 항구 배후단지를 임대했지만 아직 수입사 등록, 저장 시설 건설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현재 적극적으로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충전 업계와 협력 모델 등도 아직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