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반의 지능정보사회는 이미 현실이 됐으며, 이를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를 갖춘 ICT 기업이 주도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능정보사회 구현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이르면 4월까지 로드맵을 수립, 공개할 계획이다.
지능정보사회는 인공지능(AI)을 포괄 활용하는 ‘지능정보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해 만들어 갈 미래 사회다. 기존의 ICT로는 사람의 판단을 넘어서는 일 처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능정보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능정보기술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지능정보기술을 위해서는 기계가 학습을 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와 이를 처리할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사물인터넷(IoT)이 확산되면서 수집하는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고, 클라우드 컴퓨팅은 부족하던 컴퓨팅 파워를 제공한다. ICT와 인공지능기술 발달이 맞물리면서 지능정보기술도 발전하는 것이다.
김광수 미래부 정보통신정책과장은 “자동차를 비롯한 전통 산업에는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지능정보사회에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ICT 기업이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사례가 구글 자율주행차다. 구글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토요타와 협력했지만 토요타 이름은 거론되지 않는다. 즉 자율주행차가 늘수록 여기에 진출한 ICT 기업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전통 자동차 제조사는 단순 생산 공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ICT와 지능정보기술의 결합은 자율주행차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7월 로봇이 체크인과 짐 운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헨나(Henn-na) 호텔이 문을 열었다. 무인 스마트폰 매장도 곧 문을 연다. 지능형 로봇 덕분이다.

지능형 로봇은 사람 음성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의미를 이해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답을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 소프트뱅크 로봇 페퍼는 IBM 슈퍼컴 왓슨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이를 구현해 냈다. 소프트뱅크는 앞으로 일본 내 모든 은행 창구 업무를 페퍼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가상비서 서비스도 본격화되고 있다. 애플 시리, 구글 나우,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페이스북 M이 대표적이다. 가상비서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예매하는 과정이 직접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던 방식에서 가상비서가 음성 문답으로 처리해 주는 방식으로 달라진다. 해당 플랫폼을 소유했는지 여부에 따라 인터넷, 포털사이트 업체가 생사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지능정보기술 활용이 늘고 있다. IBM은 미국 앤더슨 암센터와 협력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왓슨은 방대한 의학 정보와 논문, 지식을 분석해 환자 증상을 분석하고 진단 결과를 확률이 높은 순부터 낮은 순으로 제시한다. 제시한 질병 가운데 위험한 것이 있으면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까지 해 준다.

김 과장은 “지능정보기술은 증기기관(1차), 전기(2차), 컴퓨터·인터넷(3차)에 이어 제4차 산업혁명 또는 제2차 정보혁명을 일으킬 핵심 요인”이라면서 “2년 전부터 실리콘밸리 투자 1순위가 지능정보기술의 핵심인 인공지능일 정도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하면 떠오르는 벤처나 스타트업이 없어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 “대기업 역시 관심만 있지 실질적으로 투자하는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기회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능정보기술 발전과 지능정보사회 구현을 올해 주요 어젠다의 하나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다음 달 관련 로드맵을 발표하고 실행 계획에 맞춰 과제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