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같은 플랫폼 모델로 4차산업혁명 시대 대비해야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손가락만한 아마존 대시를 세탁기에 부착하면 세제가 떨어질 때쯤 알아서 배달을 합니다. 냉장고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우진 아마존웹서비스(AWS) 비즈니스총괄 이사는 PC 클릭 없이도 서비스가 가능한 아마존 대시를 디지털 혁신 사례로 소개했다. 아마존 대시는 결제와 인증, 구매가 한 번에 이뤄지는 서비스다.

아마존 매출 36%를 차지하는 추천상품 서비스도 AWS가 만들어낸 기술이다. 서비스 초기부터 리뷰와 사용자행동을 분석해 예측하고 추천해준다. 한 주간 추천이 500억회가 넘게 이뤄진다. 아마존이 만드는 드론과 음성인식 `알렉사`까지 모두 디지털 변화의 한 축이다.

정 이사는 “아마존은 이제 단순한 전자상거래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를 사업 가치로 만들어주고 소프트웨어로 디지털 가치를 실현해주는 곳”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서 얘기하는 디지털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6일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1층 기가홀에서는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변화를 주제로 정우진 AWS 이사와 김진영 로아컨설팅 공동대표가 열띤 강연을 펼쳤다. 12회째를 맞는 판교글로벌 CTO 포럼에서다.

김진영 로아컨설팅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서 플랫폼 비즈니스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대표는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이 주목받는 것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소 자원으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고객그룹을 연결하는 플랫폼비즈니스이기 때문”이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기업 가운데 하나로 제너럴 일렉트릭(GE)을 꼽았다. 잭 웰치에 이어 GE 대표를 맡은 제프리 이멜트는 GE를 디지털 기업이라고 선언했다. 136년 제조기업이 새로운 스타트업을 선언한 셈이다. 이멜트는 GE를 3년간 차근차근 변화시켰다.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조직 문화와 사업 전반을 일제히 바꿨다. 그러면서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사업모델을 만들기 시작했다. 납품한 항공기 엔진이 고장날 것에 대비해 앞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식이다. 철저한 고객 데이터 분석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 대표는 “단순히 서비스와 장비를 갖췄다고 플랫폼 비즈니스가 시작되는 게 아니다”며 “서로 다른 고객 그룹 간을 연결하는 것이 진정한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거래 비용을 낮추고 한계비용을 영(0)에 가깝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숙박공유나 차량공유가 대표적이다. 개방형 사업모델로 고정 자산 없이 사업을 하면서도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 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국내에도 배달의 민족, 카카오 등이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자다.

김 대표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기존 사업영역을 파괴하는 혁신적 모델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려면 과거 제조방식 조직 문화나 성과 목표 자체를 버려야 한다”며 “이게 어렵다면 작게라도 사내 스타트업을 만들어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의 룰을 바꾸는 선도자가 되려면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틀을 만들었듯 새로운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국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등이 앞 다퉈 4차산업혁명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장세탁 판교글로벌 CTO클럽 공동대표는 “재래산업에 ICT를 단순히 접목하는 것이 4차산업혁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기술 위주가 아닌 큰 플랫폼 전략을 가지고 미래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