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3-流] (23)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등 융합 신제품 인증 절차 개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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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신기술이 기존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산업현장에 ICT를 접목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한편 웨어러블·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융합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시장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안정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시험·인증산업이 떠오르는 배경이다.

◇떠오르는 융합 신제품, 함께 크는 시험·인증…배경은 제품 안전 갈구하는 소비자

시험·인증산업은 표준·기술기준을 바탕으로 시험·검사·교정·인증 등을 시행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안전·환경 등을 검사하면서 신뢰사회 구축에도 기여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발간한 `2015 국가기술표준백서`에 따르면 세계 시험·인증시장은 2011년 145조원에서 2014년 167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연평균 증가율 6.1%에 이르는 수치다. 우리나라 시험·인증 시장도 2011년 7조8342억원에서 2014년 9조4693억원 규모로 커져 연평균 성장률 7.3%를 기록했다. 국표원은 현재 성장률대로면 2020년 세계 시험인증 시장은 240조원, 우리나라 시험인증시장은 14조원 규모로 각각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험·인증 시장 성장에는 소비자의 안전에 대한 요구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융합 신기술을 장착한 제품이 시장에 진입하고, 소비자 일상생활에 밀착할수록 안전을 검증하는 시험인증 중요성은 커진다.

아슬러 솔마즈 카이저 티유브이 슈드(TUV SUD) 전기전자사업 글로벌총괄 대표는 지난 4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창립 50주년 기념 포럼`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예로 들어 융합 신제품 시험·인증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 IT 제품은 잠깐 이용하지만 웨어러블 제품은 24시간 착용한다”며 “(웨어러블 기기는) 피부와 밀착해 있기 때문에 얼마나 안전하고 인체에 유해한지 파악해야 한다. 제조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안전한 제품임을 입증해야하는데 시험 방법이 여기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도 같은 자리에서 “첨단을 개척하고 가능성의 미래를 만드는 하이테크와 보통 사람들이 일상에서 쓰이는 기술인 스마트테크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험, 인증을 통해 기술이 너무 앞서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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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융합 고도화…커지는 인증 딜레마

기술 융합이 더 고도화할수록 융합 신제품에 대한 인증 딜레마는 더 커진다. 기업은 빠른 제품 인증으로 시장에 제품을 속도감 있게 내놓길 원한다. 반면 소비자는 융합신기술에 대한 안전을 우려한다.

일례로 사물인터넷 기술은 스마트 홈,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공장 등을 아우르며 일상생활과 산업현장 곳곳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자파에 대한 유해성을 이유로 적합성평가를 강화하는 등 인증 규제를 강화한다.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새로운 EU는 올해부터 새로운 `전파통신(RED) 지침`을 강화한 것이 그 예다.

대표적 융합 신제품인 웨어러블 기기는 융합 신제품 인증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기술이 고도화 할수록 소비자 일상에 깊이 들어오지만 그만큼 위험요소도 커진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올해 발간한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기술동향과 산업전망`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는 현재 휴대하는 형태의 액세서리형(Portable)에서 3~5년 사이 패치와 같이 피부에 부착하거나 의류로 나오는 의류일체형(Attachable)으로 발달한다. 2020년 이후에는 신체에 직접 이식·복용하는 신체부착·생체이식형(Eatable·Implementable)도 나올 예정이다. 벽지와 바닥재 등 인테리어에 전자제품이 들어가는 전자섬유(텍스트로닉스)까지 포함하면 웨어러블 기기 융합 활용 속도와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웨어러블 기기 높은 신체 밀착도와 장시간 사용, 세밀한 개인 생체 정보는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TUV SUD나 유엘(UL) 등 글로벌 시험인증 기관이 웨어러블 시험·인증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일례로 UL은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물리적 위험요소로 화학반응, 전자파 노출 등과 함께 무선 상호운영성 등을 시험·인증 요소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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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업체·기관 속속 융합신기술 시험·인증 서비스 개발 나서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은 웨어러블 기기와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네트워크 기기 등 융합신제품에 대한 인증 시험·인증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UV SUD는 지난 2월 손목시계와 팔찌형 피트니스 트래커의 성능, 안전성, 신뢰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지난 3월에는 싱가포르에 디지털 서비스센터를 개설했다. 예측 데이터 분석, 사이버 보안, 기능 안전(Functional Safety) 등 스마트 기술과 관련한 기술 솔루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TUV SUD는 디지털 서비스로 기업이 제품 상업화·양산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UL은 미국의료기기협회(AAMI)와 의료기기·헬스케어 관련 웨어러블 기기 상호운용성에 대한 규격을 개발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를 포함한 잠재 보안 위험에 대한 규격 개발·관련 서비스 준비를 위해 업계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와 업계 협업으로 네트워크 연결 기기(networked devices) 보안에 대한 테스트·인증을 위한 규격·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우리 정부는 융합신제품에 대한 인증을 돕기 위해 제도를 마련했다. 융합신제품에 대한 인증 절차를 갖춰 최소한의 제품 안전을 도모하면서도 기업의 빠른 제품화를 돕는다.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는 융합 신제품에 대한 적합성 인증제도를 만들었다. 기업이 융합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기존 법 제도에서 시장 출시가 불가능할 경우 6개월 내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돕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융합신제품 적합성 인증제도는 지난달(8월31일) 산업융합촉진 지원 사업을 새로 시행해 인증규격 개발 지원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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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촘촘한 제도 개선 필요…기술 개발 단계부터 컨설팅, 시장 반응 조사해야

전문가들은 향후 융합 신제품 인증 제도가 속도감을 가지면서도 안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융합신기술 개발 단계에서 인증을 위한 컨설팅·평가를 시행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다.

최재석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융복합센터장은 “주로 스타트업 기업이 융·복합 기술로 제품을 만들 좋은 아이디어는 많이 있는데 어떻게 시험·인증을 해야할지 평가할 창구가 없다”면서 “융합신기술 개발을 하는 과정에 있어 이 제품이 나오면 인증 시험을 해야 할지 법에는 문제가 없는지 사전에 검토하는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UV SUD 관계자도 “우리가 가장 권고하는 것은 제품이 완성되기 전 생산단계에서 설계 규정부터 인증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제품개발 초기단계에서 인증기관 같은 제3자와 협업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밝혔다.

융합신제품 기술을 평가할 시장 반응 조사도 대안으로 떠오른다.

김민선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 소장은 “현재 융합신제품 적합성 인증제도는 6개월 안에 기준안 만들고 평가를 끝내야 한다. 최소한 안전성·성능 평가를 거치긴 하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소비자 사용환경에 따라 체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사용성 검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