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75>스누버2 공개하는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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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우 서울대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은 “한국은 외국에 비해 최소 자율주행차기술이 10년은 뒤져 있다”면서 “자율주행차 연구에 더 많은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서승우 서울대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은 “한국은 외국에 비해 최소 자율주행차기술이 10년은 뒤져 있다”면서 “자율주행차 연구에 더 많은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서울대가 다음 달 15일 스누버2를 공개한다. 스누버는 서울대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자동차다.

스누버2 공개를 앞두고 개발자인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공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을 17일 뉴미디어통신연구소 405호실에서 만났다.

그는 늘 도전하는 교수다. 전기공학 박사인 그는 2009년 전공이 아닌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초창기에는 기계공학 전공자들로부터 질시를 받기도 했다. “당신이 자동차에 대해 뭘 알아?” 하지만 그는 새로운 것에 도전과 열정으로 이를 극복했다. 2년여 만에 스누버를 개발했고, 스누버2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제는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추종 불허의 독자 영역을 확보한 국내 최고 권위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12년 10월 세계 최초로 국제무인태양광자동차경주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75>스누버2 공개하는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

-스누버는 무사고인가.

▲아직까지는 사고가 없다. 주행거리가 1만㎞가 넘는다. 정원은 5명이지만 보통 4명이 탄다. 정기 운행은 안 한다. 주로 대학 내에서 비정기로 외부 인사나 견학생, 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운행한다. 앞으로 관련법이나 제도가 마련되면 서울 남부순환도로, 영등포시장 사거리 등지에서 주행시험을 할 생각이다.

-이용자들의 스누버 평가는.

▲좋은 편이다. 우선 `신기하다` `탑승 전에는 두렵고 불안했지만 타고 보니 안전하고 편안했다`고 평가했다. 전체로는 `대단하다.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누버 개발 기간은.

▲2년여 걸렸다. 스누버는 제네시스다. 채용한 센서는 모두 수입품이다. 센서 구입비만 1억5000여만원 들었다.

-스누버2는 언제 공개하나.

▲11월 15일 연구소 1층 앞에서 공개한다.

-스누버와의 기술·성능 차이점은.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에서 스누버와 성능이 다르다. 우선 스누버 센서는 고가형 단일 제품을 사용했다. 스누버2는 저가용 다중센서를 채용했다. 가격을 내리고 대신 신뢰성을 높였다. 또 스누버2는 알고리즘을 대폭 안정시켰다. 자율주행차는 인간이 운전하듯 최적의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사고가 나지 않는다. 스누버는 넓은 도로에서 목적지와 도착지를 정해 주면 그곳만 다니는 이른바 셔틀 수준이었다. 스누버2는 목적지를 정해 주면 스스로 경로를 생성해서 갔다 오는 수준이다.

-어떻게 자율주행차를 연구하게 됐나.

▲2000년부터 자동차 연구를 시작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기술이 전기·전자와 네트워크다. 그러다가 2009년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을 맡았다. 처음에는 전기·정보 전공자가 기계공학에 손을 댄다며 질시와 냉대를 받았다. 하지만 모든 것은 하기 나름이다. 2012년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경기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국제무인태양광자동차경주대회를 개최했다. 격년 또는 매년 개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너무 힘들어서 한 번 하고 중단했다.

[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75>스누버2 공개하는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

-언제쯤이면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나.

▲기대 수준에 따라 다르다. 보통 자율주행차는 4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차로 준수 등인데 이미 실현했다. 2단계는 앞차와의 거리 조절, 차로 변경, 끼어들기 수준이다. 3단계는 톨게이트에서 다음 톨게이트까지 자율주행이다. 4단계는 사람이 주행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완전 자율주행이다. 3단계까지는 사람이 개입한다. 3단계는 2020년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4단계는 2030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는데 법과 제도, 사고 시 책임 문제 등이 많아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상용화까지는 변수가 많다.

-한국은 어느 단계인가.

▲2단계 상용화 직전이다. 서울대는 지금 3단계 수준이다. 그러나 내 목표는 마지막 4단계인 자율주행이다.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얼마로 예측하나.

▲2020년이 되면 전체 자동차 생산 대수의 10%를 자율주행차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한다.

-한국과 외국의 자율주행 기술 차이는.

▲외국과 자율주행차 기술 격차가 크다. 자율주행차는 HW 품질이나 양산 능력 등이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인지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AI)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이런 기술을 운전지능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이 기술이 거의 없다. 구글은 우리보다 5년은 SW 기술이 앞서 있다. 자율주행차 시험도 구글은 6년 전부터 실시했다. 320만㎞에 이른다. 최소 10년은 우리보다 앞서 있다.

[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75>스누버2 공개하는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

-자율주행차의 장점은 무엇인가.

▲우선 교통사고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세계 교통사고는 120만여건에 이른다. 한국은 연 5000여건이다. 최근 발생한 관광버스 화재 사건은 운전기사가 끼어들기를 하다 발생했다. 이 버스에 끼어들기 인식 기능만 적용해도 사고는 방지할 수 있었다. 자율주행차는 기본으로 이런 인식 기능을 적용한다. 교통사고 사망자 93%가 인간의 잘못이라고 한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100명 가운데 93명은 살린다는 이야기다. 다음은 경제·사회 관점에서 공유경제 실현이 가능하다. 과거 렌터카는 빌린 곳으로 차를 반납하는 게 문제였다. 이를 위해 반납 장소를 늘렸지만 여전히 불편하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는 아무 곳에 세워도 원하는 사람이 부르면 찾아간다. 또 자율주행차는 고령자나 장애인에게 큰 도움을 준다. 나이가 들면 순간 판단력이 떨어지고 반응 속도가 느려진다. 이로 인해 최근 고령자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문제를 자율주행차가 해소할 수 있다.

-단점은 무엇인가.

▲일자리가 준다. 버스, 택시, 택배, 트럭 등의 운전기사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

-폭설이나 폭우 시 자율주행이 가능한가.

▲기상 악조건에서도 자율주행을 하려면 인간처럼 느끼고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개선해야 한다. 한 치의 오류도 발생하면 안 된다.

-자율주행차 사고 때 법 책임 문제는.

▲아직은 답이 없다. 미국의 경우 사회 합의와 토론 과정을 거쳐 다수가 찬성하는 방향으로 답을 준비하고 있다. 한두 개 자동차 회사가 독단으로 방안을 제시하거나 만드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모든 이해 당사자가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과 사회 합의 과정을 거쳐야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마련할 수 있다. 일부가 결론을 유도하는 일은 위험하다.

-자율주행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한국에서는 자율주행차를 도로에서 운행할 수 없다.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고속도로나 시내, 국도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할 수 있는 길을 허용해야 한다. 다음은 보험 문제 해결이다. 지금은 자율주행차 관련 보험 상품이 없다. 보험을 들고 싶어도 받아 주는 보험사가 없다. 이와 함께 사회 합의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가이드라인과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비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 정부는 단기 과제에 집중 투자하는데 중장기성 과제와 R&D비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자율주행차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더 많은 투자가 절실하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말은.

▲인간의 특권은 도전성, 능동성, 적응성이다. 한두 번 해보고 힘들다며 좌절하거나 물러나면 안 된다.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 문을 두드리는 등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 그리고 큰물로 나가서 더 많은 걸 경험해야 한다. 세상은 넓다. 연못 안에서 경쟁하지 말고 연못 밖에 있는 거대한 바다로 나가길 바란다.

-학생들에게 권하는 고전은.

▲고전은 인생의 지혜를 준다. 장자, 한비자, 명상록을 권한다.

-좌우명과 취미는.

▲나는 정년 퇴임하는 자리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치열하게 살다 후회 없이 떠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런 생각으로 생활한다. 선배나 동료 교수, 학생들, 심지어 아들도 그런 사람으로 기억하길 바란다. 나는 남들과 똑같이 사는 건 싫다. 뭔가 세상에 없는 걸 생각해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이른바 `메기 역할`을 하고 싶다. 그런 사람이 많아야 사회가 변화하지 않겠는가. 취미는 산악자전거 타기다. 일주일에 한 번 탄다. 산악자전거 타기는 도전 과정이다. 오르막길에서 한 번 멈추면 더 못 올라간다. 인생도 산악자전거 타기와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서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전기공학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서울대 공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2009년부터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을 맡아 2012년 10월 세계 최초로 국제무인태양광자동차경주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국무총리 소속 정보통신활성화추진실무위원, 서울대 정보보안센터장 등으로 일했다. 현재 서울대 만도이노베이션랩 책임교수, 대검찰청 디지털수사 자문위원, 한국고등교육재단 지도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멘토링 도서인 `아침 설렘으로 집을 나서라`를 비롯해 `보안경제학` `축적의 시간`(공저)이 있다.

이현덕대기자hd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