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냉기류가 짙었던 한·중 교류협력을 정상화하는데 합의했다. 지난달 말 양국 정부 간 협의에 이어 정상 간 합의로 한·중 관계 회복을 공식화했다. 두 정상은 다음달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중국과의 교류에 물꼬가 트이면서 한국 경제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사드 문제 봉합이 일시 처방전 성격이어서 향후 북핵 이슈와 맞물릴 경우 갈등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베트남 다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정상회담을 하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두 정상 간 회담은 지난 7월 독일 베를린 회동 이후 넉 달여 만이다. 지난달 31일 양국 정부가 사드 갈등을 종식하고 모든 교류를 정상화한다고 동시 발표한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이후 첫 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중 외교당국간 협의를 통해 두 나라 사이에서 모든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로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을 인용해 “한중 관계가 일시적으로 어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서로의 소중함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진정한 실질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로 거듭나고 한중관계의 새 시대를 열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은 각자 경제사회 발전, 양자관계의 발전적인 추진, 세계 평화의 발전에 있어서 광범위한 공동의 이익을 갖고 있다”며 “한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관건적 시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사드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를 포괄적으로 개선하는데 뜻을 같이했다. 모든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정상궤도로 조속히 회복시키기로 했다.
우선 다음달에 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방문 시점과 형식은 양국 실무진이 협의해 조만간 발표한다. 문 대통령의 방중이 이뤄진다면 2015년 9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당장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걷힐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기업의 대중국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통 업계는 물론이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등에서 규제 완화로 기업의 활발한 활동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관계 회복을 놓고 신중한 반응도 나왔다. 양국 정상이 사드 관련해서는 여전히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중국이 종래 가졌던 입장을 재확인한 차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양국이 사드 봉합과 미래지향적 발전에 방점을 찍었지만 한국의 대응과 중국의 정책 판단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양국 관계 불확실성 해소와 근원적인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고, 시 주석은 “방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2일부터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 기간 중 중국 리커창 총리와도 회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동이 성사되면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 협력 방안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낭(베트남)=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