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와 소재부품장비 업체 경영진과 연구원들에게 신임 진교영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삼성전자 사장)에게 건의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어 봤다. 이구동성으로 “일할 사람이 없다”며 인력 부족을 들었다. 탄탄한 반도체 생태계를 위해 '인력 양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이끄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는 우수한 인력이 알아서 문을 두드린다. 반면에 중소업체 위주로 꾸려진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업계의 경영자들은 매년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서 속이 타들어 간다.
정부가 이런 상황을 외면한 건 아니다. 1990년대부터 시스템 반도체 인력 양성은 주요 정책 과제였다. 그러나 실효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주요 인재들이 중소기업과 연계된다고 해도 결국 대기업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시스템 반도체가 빠진 '허리 없는' 생태계만 키운 셈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경기를 묻는 문재인 대통령의 질문에 “어려울 때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실력도 인재에서 나온다. 정부는 시스템 반도체의 인력난 악순환을 끊어낼 정책 마련에 더욱 몰두해야 한다. 숨은 원석들이 시스템 반도체를 경험하고 연구할 수 있어야 '반도체 팀코리아'의 진짜 실력이 나온다. 시스템 반도체가 빠진 한쪽 날개로는 진정한 반도체 선진국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진 협회장은 취임사에서 “시스템 반도체, 반도체 장비, 부품, 소재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이 협력해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춰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좋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장래가 창창한 젊은이들이 체계적으로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진 협회장이 삼성을 넘어 우리나라 반도체 단체 수장으로서 인력 양성에 기울일 노력을 주목한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