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스마트폰 카메라 고속 성장…화면 뒤로 숨는 랜즈도 개발

English Translation
[이슈분석]스마트폰 카메라 고속 성장…화면 뒤로 숨는 랜즈도 개발

스마트폰 카메라가 날개를 달았다. 스마트폰 전면과 후면에 2개 이상 카메라가 장착되는 '멀티카메라' 트렌드가 보급형 스마트폰까지 대중화되고 카메라 개수도 듀얼을 넘어 트리플·쿼드로 진화하면서 카메라 부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모듈, 렌즈, 필터 등 카메라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낸 곳은 물론 올해 연간 1조원 매출을 돌파하는 카메라 모듈 공급사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 부품 업계 실적 '好'

갤럭시 시리즈 후면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지난 1분기 매출 2조1305억원과 영업이익 190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수치다. 특히 모듈 부문은 작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9512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고성능 멀티카메라 판매 확대 등으로 전분기와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시리즈 전·후면 카메라 모듈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외에 파트론, 파워로직스, 캠시스, 엠씨넥스 4개사가 공급한다. 이들 주요 카메라 모듈 협력사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세자릿수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파워로직스는 지난 분기 매출이 296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6.3% 증가하며 주요 카메라 모듈 공급사 중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48억원으로 작년 동기 284.4%나 늘었다. 파트론은 1분기 매출이 2934억원으로 작년 대비 27.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1%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엠씨넥스는 분기 매출이 250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0.7% 늘고 영업이익도 19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9.1% 증가했다. 캠시스 1분기 매출은 172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1.8% 늘어나며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작년 대비 147.2% 증가했다.

카메라 렌즈, 액추에이터,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해성옵틱스도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3% 늘어난 1002억원,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카메라 모듈용 광학필터 제조업체 옵트론텍 1분기 매출은 70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7.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7.7% 증가했다.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카메라는 왜…'멀티카메라' 효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을 멈췄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연간 14억대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스마트폰 정체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부품 업체 실적이 늘어나는 주요인은 스마트폰 대당 카메라 탑재 수가 증가하면서 관련 부품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듀얼 카메라가 최신 기술이었다면 올해는 트리플 카메라가 다수 등장했다. 또 전면 카메라도 듀얼로 발전하면서 전면 듀얼, 후면 트리플 등 앞뒤로 5개 카메라 모듈이 탑재되는 '펜타 카메라'도 일반화됐다.

국내 카메라 모듈 업계 실적 상승은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갤럭시A와 갤럭시M 시리즈로 재편하고 카메라 성능을 크게 개선한 효과다. 삼성전자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경쟁을 위해 올해 중저가 라인업을 크게 확대했다. 여기에 듀얼과 트리플, 쿼드까지 멀티 카메라를 적극 적용하면서 전방 수요가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 보급형 스마트폰 시리즈의 후면카메라 해상도도 최대 4800만화소까지, 전면카메라는 3200만화소로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판매 호조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카메라가 스마트폰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기능으로 부상하면서 카메라 관련 부품 업체에 수혜가 집중됐다. 여기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구현을 위한 3차원(D) 센싱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 등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이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보여 고부가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중심으로 큰 폭의 실적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캠시스 측은 “듀얼, 트리플 등 멀티카메라 모듈 채택이 증가한 것이 호실적의 주요 배경”이라며 “1600만화소 이상의 초고화소 카메라모듈 매출 비중이 높아져 수익 개선에 영향을 줬으며 카메라 모듈 평균판매단가(ASP)도 작년 동기 대비 26.6% 증가하면서 실적 상승에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카메라 부품 2분기도 쾌청…연간 1조 매출 돌파도 가시화

업계에서는 주요 카메라 부품 업체들의 2분기 실적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점유율 확보를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에 힘을 싣고 있는데다,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출시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카메라 모듈 업계 관계자는 “멀티 카메라 트렌드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하반기 전망은 조심스럽지만 상반기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올해 중견 카메라 모듈 업체 중에는 연간 1조원 매출을 달성하는 곳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파트론 연간 매출액이 6년 만에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워로직스도 올해 연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중소 카메라 모듈 산업의 업황 개선 속도가 더 빠르고 폭도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멀티 카메라화에 따른 매출액 증가와 수율 개선에 따른 이익 증가가 빠르고 카메라 화소수도 더 커지면서 ASP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포 광학 5배줌 카메라
오포 광학 5배줌 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의 진화

스마트폰 카메라의 궁극적 목표는 전통 카메라를 대체하는 데 있다. 콤팩트 카메라를 스마트폰이 대신한 것처럼 DSLR와 같은 전문가급 카메라 성능까지 스마트폰에 흡수하려는 시도다. 최근 스마트폰에 멀티 카메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점도 같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단초첨이던 카메라에 오토포커스가 추가되고 단일 카메라에 광각이나 망원 기능이 더해지는 것도 전통 카메라 기능을 스마트폰에 담아내려는 시도들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차세대 발전 방향은 원거리 피사체를 찍을 수 있는 망원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5배 광학줌을 구현한 카메라 모듈 양산에 들어갔다. 광학줌은 여러 개 렌즈를 물리적으로 움직여 피사체를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기능이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확대 시 화질에 손상이 생기는 디지털줌과 달리 광학줌은 화질이 선명하다.

기존에는 광학 2배줌이 스마트폰 카메라 최대치였다. 하지만 올 들어 화웨이를 시작으로 광학 5배줌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며 줌 성능이 향상되는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기의 5배줌 모듈은 오포에 공급된다.

광학줌은 카메라 모듈 내 렌즈들이 이동하며 구현된다. 이미지 센서와 렌즈간 거리, 즉 초첨거리가 멀수록 고배율 광학줌이 구현되는데 센서와 렌즈간 거리를 두려면 모듈 두께가 두꺼워지는 게 한계였다. 슬림함을 유지해야 하는 스마트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잠망경과 같은 구조다. 렌즈들을 상하(세로)로 적층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프리즘을 통해 빛을 굴절시켜 두께 문제를 해소하며 고배율 광학줌을 구현한다. 삼성전기가 양산을 발표한 5배줌 카메라 모듈도, 화웨이가 출시한 P30프로도 이 같은 방식의 구조를 띠고 있다.

최근 일부 스마트폰 업체에선 광학줌과 디지털줌을 섞어 10배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카메라 줌 기능은 일반 카메라에 비해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다. 개선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그 만큼 발전 가능성도 높고 업계가 지향하고 있는 대목이다.

◇화면 뒤로 사라지는 전면 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변화는 전면 카메라다. 전면 카메라는 셀프 촬영과 화상 통화에 많이 사용해 스마트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최근 스마트폰 트렌드는 화면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폰의 전면을 화면으로 가득 채워 몰입감을 높이려는 시도들이다. 그런데 상충되는 상황이 생긴다. 카메라를 위해서는 공간 마련이 필수고 풀스크린을 구현하려면 카메라 공간을 없애야 한다.

이를 해결하는 대안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바로 디스플레이 뒤로 카메라를 숨기는 것이다. 이는 카메라가 위치한 부분만 디스플레이에 구멍을 내는 현재 방식과 달리 카메라 렌즈가 위치한 부분까지 모두 화면으로 채운다. 삼성전자는 이를 디스플레이 아래쪽에 카메라를 둔다고 해서 '언더 패널 카메라(Under Panel Camera)'라고 부른다.

화면 뒤에 있는 카메라가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 지 구체적인 원리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카메라를 사용할 때 렌즈가 위치한 부분만 투명해지는 방식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있다. 단, 이 경우 빛이 디스플레이를 통과하기 때문에 고감도 센서는 필수고 카메라 두께 자체도 매우 얇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해 화면 뒤로 카메라를 숨기는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진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최근 가진 이미지 센서 설명회에서 “더 넓은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소비자 니즈에 따라 전면 카메라를 둘 수 있는 공간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뒤로 카메라를 숨기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