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IT공룡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미래포럼]IT공룡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우리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기업이 어떤 비즈니스를 구상하는지, 무엇을 개발해서 어떤 사업을 준비하는지, 인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궁금해 한다.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간접 자료를 얼마 전 인공지능연구원(AIRI)에서 발간한 '인공지능분야 특허동향조사 및 기술 획득 전략'을 통해 알았다. 인공지능(AI) 키워드를 기준으로 세계 기업 상대로 특허 취득 현황을 검색한 보고서로, 미국을 대표하는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이 포함돼 있었다.

보고서를 보고 IT 공룡기업 특허 취득 흐름으로 미래를 예측해 봤다. 기업 특허는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공급되기 수년 전에 등록되는 점을 미뤄 볼 때 글로벌 IT 공룡기업이 어떤 미래를 예측하고 먹거리를 노리는지 간접으로나마 알게 됐다. 이들 기업이 특허를 출원 및 등록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특허를 전략 차원에서 사들이면서 특허 블록을 만들고 있으며, 특정 기술을 장악하려는 모습까지 엿볼 수 있었다.

구글은 홈스마트 AI 부문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AI 기술을 내세워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을 예상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포털 기업 바이두가 보유한 특허를 분류해 보면 AI 부문이 가장 많이 차지했다. 그 가운데 자율주행차량 관련 특허는 전통의 자동차 제조 기업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요즘 자동차 품질과 성능은 상향 평준화돼 있어 하드웨어(HW)보다 어떤 IT가 접목돼 있느냐가 차량 선택의 기준이 된다. 글로벌 IT 공룡기업이 어떤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미래에 어떤 사업을 전개해 나갈지 예측할 수 있다.

아마존을 보자. 아마존은 2017년까지 약 600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는 드론스테이션, 지하배송, 드론 간 자율 통신을 하면서 서로 충돌하지 않고 이동하는 특허가 있다. 이 기술을 보면 아마존은 지금 인터넷서점으로 시작해 인간이 필요한 모든 부문에서 서비스와 제화를 공급하려는 유통 기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편의점을 만들어 생필품을 공급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세상의 모든 제화나 서비스를 인간에게 공급할 계획인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구글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수집·독점해서 지구를 정복하고, 테슬러는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해 인간을 화성으로 이주시키려 하며, 아마존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공급하려 한다는 생각이 든다. IT공룡의 먹거리는 상상을 초월하고, 목표는 특허를 분석해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몇 년 전 삼성과 애플이 휴대폰 특허 소송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것을 모두가 기억할 것이다. 그때 특허는 자기 방어 또는 상대를 공격한 것이었다면 최근 특허는 기업 미래를 예측하고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하는 지표 성격이 강하다. 앞으로 글로벌 IT 공룡기업이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기업 전략을 구축해 나갈지 궁금하다면 해당 기업의 특허 현황을 조사·분석해 예측하고, 여기서 좀 더 나아간다면 인류가 어떤 편리성을 누리면서 살게 될지도 알 수 있다. 우리는 IT 공룡기업의 특허 흐름에 숨어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남의조 투테크 대표이사 sanma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