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혁신성장 선도전략과 산업보안연구 중요성

장항배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교수
장항배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교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사물과 사물, 현상과 현상이 서로 이어지거나 관계를 맺는 것을 '연결'이라고 정의한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고도화 과정을 통해 연결의 깊이와 범위가 확대돼 필요에 따라 다른 공간의 영역이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보학 관점에서 기존 정보처리 기기 연결에서 최근 정보처리장치가 내재화된 사물의 연결로 확대되며 대량 정보는 물론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더욱이 정보처리장치가 내재화된 사물이 전기가 흐르고 있는 정보가전에서 우리가 쉽게 상상하지 못한 의류, 가구 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초연결 컴퓨팅 환경은 목적물 중심의 풍부한 정보를 제공, 미래 서비스의 방향을 예견할 수 있게 된다. 현실과 가상공간이 융합되고 정보가 공유되면서 지능 추론 과정을 통해 목적물 대상의 자율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앞으로도 혁신 서비스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초연결 과정으로 인한 정보 공유 범위 확대는 기존 제조 산업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기계 중심 자동화 생산이 정보 중심 예측 생산으로 변화되면서 '스마트공장'이라는 생산 공정 혁신을 불러 올 것으로 기대된다. 제품이 단방향 기능 제공에서 사용자와 상호 작용 중심으로 변화되면서 '미래 자동차' '맞춤형 건강관리' '스마트 팜' 등과 같은 서비스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 혁신은 궁극으로 산업의 혁신 성장을 일으킬 것이며, 정부와 기업은 이를 고려해 선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보가 공유돼 융합되는 환경 구축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미래 혁신 성장을 위한 기초 자산이다. 지속 가능한 혁신 성장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 간 상호 신뢰다. 정보 공유의 가치 극대화를 위해서는 조직의 보안 환경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조직 내에 보안 환경이 구축되면 기업 간 기술 정보 공유를 통해 기술 개발 위험을 최소화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하며, 생산 정보 공유를 통해 적시 생산이 가능하고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에 기술 정보 공유 과정에서 고유의 연구 중간 산출물이 유출되면 지식재산권(IP) 획득을 놓칠 수 있으며, 생산 정보 공유 과정에서 경험으로 쌓은 지식이 노출될 땐 차별화된 경쟁력이 감소될 수 있다. 더욱이 융합 환경에서는 단편 기술의 취약점뿐만 아니라 사회공학 측면의 공격과 물리 형태의 통제 장치 제한성 등과 연계, 위험 요소 또한 융·복합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산업 현장 환경과 보호 대상이 변화하고 위험 요소가 공진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시스템 중심의 예방·탐지 활동은 지속 발생하는 보안 투자의 어려움 및 한계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서 공유할 정보 가치를 평가하고 정보를 생산해 활용하는 조직의 고유 자산을 식별, 보안 투자를 유도하는 보안 대책이 '산업보안'의 탄생 배경이다.

산업 보안은 환경을 조직으로 보고 보호 대상을 기술로 한정해서 보호하는 좁은 의미의 개념, 보호 대상을 기술이 제품·서비스에 내재화되는 과정을 포함해서 보호 활동을 수립하는 넓은 의미의 개념이 공존한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최근 '융합보안'이 사용되고 있다. 융합 보안의 문헌 개념은 보호 대상에 대해 물리 통제 장치, 관리 보안 지침, 보안 시스템 등을 연계해 보호 대책을 마련하는 좁은 의미에서 출발해 복합된 보호 대책이 ICT가 내재화된 제품·서비스로까지 확장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리하면 ICT가 내재화된 제품·서비스 대상으로 보안 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이 융합 보안이며, ICT와 함께 산업의 고유 기술이 내재화된 제품·서비스를 대상으로 보안 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이 산업 보안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경영학에서 조직은 쇠하지 않기 위해 혁신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혁신은 기존 방식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개방과 공유 과정을 통해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면서 진행된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혁신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정보 흐름 중심의 보안 대책을 수립하는 산업 보안은 차별화한 연구개발(R&D)과 안정 생산을 위한 필수 조건이며, 이를 통해 조직은 보안 위험을 예방·탐지하는 수준을 넘어 보안 위험을 미연에 예측하고, 보안 사고 발생에 따른 신속한 복원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 hangbae.ch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