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CEO]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 "주민참여형 '커뮤니티펀딩'으로 재생에너지 기회 찾아"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는 마흔도 되지 않은 나이에 이미 네 차례 창업을 경험했다.

덴마크에서 풍력에너지공학을 전공하고 해외에서 재생에너지 전문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재생에너지 분야 창업을 결심했다.

[오늘의CEO]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 "주민참여형 '커뮤니티펀딩'으로 재생에너지 기회 찾아"

재생에너지 산업이 자리잡지 못한 국내에서 지역참여형 모델을 적용해 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환경과 사회 전체에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했다.

루트에너지의 커뮤니티 펀딩은 지난 4월 제1차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태양광·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사업이 공사 기간 등으로 발생하는 지역 주민 어려움을 지역참여형 개인간(P2P) 금융으로 해결하는 모델이다.

그는 발전소 설치에 필요한 자금 일부를 지역 주민으로부터 모아 고수익을 제공하면서도 민원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발전소에 가까운 지역에 사는 주민일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 참여 유인을 확보했다.

윤 대표는 “재생에너지 발전 관련 다양한 기술 문제는 해결됐지만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 소외 등의 문제로 재생에너지 산업이 쉽게 자리잡지 못했다”면서 “지역 주민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유럽 등 해외사례에서 찾다보니 핀테크 결합에서 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가 루트에너지를 창업한 것은 2014년이다. 당시만 해도 커뮤니티 펀딩 도입을 위한 제도가 미비해 첫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 모델에 한계를 느낀 그는 두 차례 다른 사업에 도전했지만 결국 첫 창업 아이디어인 커뮤니티 펀딩으로 돌아왔다.

윤 대표는 “결국 네 번째 모델에서 답을 찾아 2017년 8월 서울에너지공사와 첫 사업을 개시했다”면서 “5분 만에 자금 조달을 마친 서울 양천구 목동 태양광 발전소 주민참여 사업이 첫 성과였다”고 설명했다.

루트에너지는 이후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자회사, 각 지자체 에너지공단 등 발전 공기업과 꾸준히 사업을 이어갔다. 재생에너지 사업 계획 수립 단계부터 시행사, 금융기관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투자 기회를 지역주민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루트에너지가 그동안 취급한 금액은 82억원에 달한다.

윤 대표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보다 많은 상품을 지역 주민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루트에너지는 최대 투자 한도가 500만원으로 제한된 다른 P2P업체와 달리 지역 주민은 최대 4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는 규제 특례를 적용받는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 중대형 사업도 지역 주민 참여가 가능해졌다.

윤 대표는 “양질의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소액으로 직접 투자할 있게 됐다”며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안정된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종 목표는 국내에도 재생에너지 생태계가 자리잡는 것이다. 윤 대표는 “금융으로 시작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전력 중개업체와 같은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