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자동차 서비스, 고객 비즈니스 경쟁력까지 높여야

[자동차칼럼]자동차 서비스, 고객 비즈니스 경쟁력까지 높여야

'자동차 회사는 신차로 먹고산다'라는 말은 자동차 산업에서 오랜 공식과 같다. 첨단 신기술과 새로운 트렌드로 무장한 신차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베스트셀링 모델 역시 변화하는 고객의 기대와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를 담은 차량으로 꾸준한 개선이 필요하다.

이런 공식은 자동차 서비스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의 서비스만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동차업계에서 서비스 정책은 무상보증 강화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제 탁월한 제품력, 넉넉한 무상 보증만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제품력에 걸맞은 새로운 개념의 탁월한 서비스가 동반돼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지금까지 자동차업계의 서비스는 사후 대처 성격이 강했다. 차량 관리는 고객이 알아서 하되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해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상용차업계의 경우 차량 수리 등으로 운휴 시간이 발생하면 고객의 즉각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신개념의 서비스 도입이 필요한 이유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선제 조치하고, 문제가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제조사가 직접 관리해 주는 방식의 서비스가 주목받게 됐다. 회사가 고객과 함께 적절한 유지·보수를 통해 차량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도록 책임지는 것이다.

자동차 고객이 체계를 갖춰 유지·보수를 시행하고 차량을 최상의 상태로 관리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기술이 복잡해지는 최신 차량은 더 섬세한 관리와 전문 지식이 요구된다. 국내 상용차 시장은 개인 차주가 95%에 달해 체계화한 관리가 쉽지 않다. 차주 한 명이 영업부터 운전, 서류 처리까지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정비 시기를 놓치기 일쑤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자동차 서비스는 단순히 차량을 정비하고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사가 나서서 고객의 고충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 고객은 운행과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고객 중심 서비스가 바로 새로운 서비스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고객에게 혜택이 가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혜택이라 하더라도 비용 절감 효과가 없는 결과라면 고객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

상용차 고객의 가장 큰 고충은 예측하지 못한 운휴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갑자기 차량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우선 수리를 위해 최소한 며칠 동안 운행을 할 수 없게 된다. 당장 수입 감소도 문제지만 화물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서 신뢰의 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수리 비용 역시 이중 부담이다.

상용차업계에서 유지보수계약(RMC)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제조사가 나서서 고객 차량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전문 관리를 제공하고, 예측 가능한 유지·보수와 정비 일정을 통해 고객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모든 제조사가 고객 중심 비즈니스를 말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공통점 하나가 있다. 바로 고객이 본연의 임무를 더 잘할 수 있게, 더 효과 높게 할 수 있게, 그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돕겠다는 점이다.

새로운 자동차 서비스의 본질은 한마디로 고객 비즈니스 단순화라는 문구로 요약할 수 있다. 고객이 핵심 역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통해 그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애프터 서비스가 아닌 비포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해법이 될 것이다.

김의중 만트럭버스코리아 마케팅·홍보 이사 Euijoong.Kim@kr.man.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