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645>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부상하는 '마이크로 LED'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0에서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가 대거 등장했습니다. 2년 전 삼성전자 등 소수 회사만이 선보였던 마이크로 LED가 올해는 중국, 대만 회사에서도 공개됐는데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서 마이크로 LED의 가능성과 대중화 움직임을 엿보였습니다. 마이크로 LED는 어떤 기술이고, 왜 세계 여러 기업이 개발에 열심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이 CES에서 다양한 인치대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자료: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이 CES에서 다양한 인치대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자료: 삼성전자)

Q:마이크로 LED는 무엇인가요.

A:마이크로 LED를 이해하려면 LED부터 먼저 알아봐야 합니다. LED는 우리나라 말로 발광다이오드(LED)인데요. 단어에서 의미를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쉽게 말해 빛을 내는 반도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명이나 스탠드, 또 스마트폰에 보면 노란 물질이 발라진 작은 칩 같은 걸 볼 수 있죠. 그게 바로 LED입니다.

마이크로 LED는 우리가 조명이나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작은 LED입니다. 통상적으로 칩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LED를 마이크로 LED라고 합니다. 1마이크로미터는 1000분의 1㎜이니까 마이크로 LED가 얼마나 작은 크기인지 알 수 있겠죠.

이 조그만 LED를 이어 붙여 만든 것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입니다. 디스플레이는 적색(R), 녹색(G), 청색(B) 3원색을 통해 사진이나 영상을 표현하는데요. 마이크로 LED가 화소(픽셀=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가 돼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입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자료: Yole Report 2017)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자료: Yole Report 2017)

Q:마이크로 LED 장점은 무엇인가요.

A:마이크로 LED는 전력 소모량이 적습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조명을 LED로 바꾸자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죠. LED는 빛을 내는 효율, 즉 발광효율이 좋아서 그런 것입니다. 적은 전기로 많은 양의 빛을 내면 에너지는 절약되겠죠?

마이크로 LED가 주목 받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마이크로 LED를 활용하면 화면은 밝으면서 전기는 적게 쓰는 저전력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수명이 뛰어나 오래 쓸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고가의 TV로 손꼽히는 OLED는 수명이 짧다는 게 단점으로 꼽힙니다.

마이크로 LED는 화질 면에서도 장점이 많은데요. 고해상도 구현과 명암비, 응답속도도 빠릅니다. 여기에 마이크로 LED를 얼마나 쓰느냐에 따라 크기가 결정돼 대형화가 쉽습니다. 또 아주 작은 크기기 때문에 휘어지는 특성, 즉 플렉시블 한 제품도 만들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마이크로 LED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LED 발전 단계별 응용 분야들(자료: 서울반도체)
LED 발전 단계별 응용 분야들(자료: 서울반도체)

Q:그런데 왜 매장에서 제품을 볼 수 없는 건가요.

A:좋은 질문입니다. 마트나 가전 매장에서는 아직 마이크로 LED 제품을 볼 수 없는 게 사실인데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직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조 과정을 생각하면서 살펴볼까요. 마이크로 LED로 TV 한 대를 만들려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LED가 필요합니다. 제조사 설명으로는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때 사용되는 LED가 2500만개 정도에 달합니다. 마이크로 LED 칩 1개 가격이 1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LED 값만 2500만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는 1원보다 더 비싸고요.

그리고 TV는 디스플레이 외에도 튜너나 전원공급장치 등 다른 부품이 필요한 것도 아시죠. 인건비 등 별도의 제조비용도 있을 것이고요.

마이크로 LED 제품은 그래서 가격이 매우 비싼 것이 현 상황입니다. 삼성에서 나온 마이크로 LED TV는 1억원을 넘습니다.

Q:마이크로 LED가 확산되려면 대량 생산이 중요하겠네요.

A:맞습니다. 싸게 많이 만들 수 있어야 제품 가격이 낮아지고 그래야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관련 산업계에서는 마이크로 LED 양산과 관련된 기술 개발 경쟁이 뜨겁습니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칩 수천만개를 옮기고 배열해야 하다 보니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게 문제인데요. 이를 줄일 수 있는 기술 확보가 시급합니다.

제조원가를 낮추는 것도 과제입니다. TV 한 대가 1억원이 넘으면 아무리 화질이 좋아도 잘 팔리지가 않겠죠.

이 외 수많은 마이크로 LED를 조금의 오차 없이 원하는 곳에 정확히 배치하고 고장 난 칩만 골라 수리할 수 있는 기술 등 많은 기술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원들이 마이크로 LED 생산 장비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자료: 전자신문DB)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원들이 마이크로 LED 생산 장비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자료: 전자신문DB)

Q:마이크로 LED 응용 분야는 무엇이 있나요.

A:현재는 TV와 같은 대형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마이크로 LED가 많이 쓰이고 있는데요. 마이크로 LED 기술은 사실 크기와 무관하다는 게 장점입니다. 다양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최적화돼 있습니다. TV보다 더 작은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즉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나 모바일 기기에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소모가 적으니까 배터리를 쓰는 기기에 더 좋은 거죠. 실제로 애플도 마이크로 LED 기술에 관심이 매우 높은데요. 추후 애플이 애플워치에 마이크로 LED를 탑재할 것이란 예상이 많습니다. 한번 충전으로 며칠씩 사용할 수 있고 햇빛 아래서도 화면이 밝은 애플워치가 수년 내에 출시될 지 관심이 갑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끝까지 해내는 힘』 나카무라 슈지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나카무라 슈지 박사는 실용화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고휘도 청색 LED를 개발해 2014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자동차, 조명, TV에 널리 쓰이고 있는 LED 탄생의 시작이었다.

책은 그가 자신만의 원칙과 신념으로 꿈을 이뤄낸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세상의 편견과 무시를 이겨내고 무수한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청색 LED를 개발해 낸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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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이디어는 발견이다』 박영택 지음, KMAC 펴냄창의성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예전에 없던 것, 무언가 독창적인 것, 전혀 새로운 것을 연상한다. 저자는 디자인, 비즈니스, 문화예술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영역의 수많은 창의적 사례들을 모으고, 거기에 나타나는 공통적 사고패턴을 추출해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창의적 발상의 보편적 사고 패턴을 일반인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단순화해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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