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악의 경제 시나리오 대비해야

[사설]최악의 경제 시나리오 대비해야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올렸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며칠 동안 코로나19 확진환자와 피해국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매우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극적 반응을 보인 WHO가 연이틀 사태 심각성을 경고하면서 지구촌이 꽁꽁 얼어붙었다. 코로나19 공포에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했으며 세계 주요은행은 금리 인하를 검토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 중앙은행(ECB) 등이 지금은 관망하지만 더 악화되면 금리인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발원지인 중국에서는 한풀 꺾였지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 이어 이탈리아·이란 등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감염자가 크게 늘었다. WHO에 따르면 29일 현재 두 달 만에 46개국으로 늘었다. 주식 폭락, 교역량 감소, 시장 침체 등으로 경제에도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 확산 사례를 봤을 때 다른 나라에서도 이미 확진 환자가 나와 똑같은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치사율은 낮지만 감염 속도는 상상을 초월해 다른 나라에서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계 경제도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주식은 일종의 선행지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감염자가 적은 미국에서 증시가 휘청거렸다는 점은 심각하게 봐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는 소규모 개방형 수출 구조가 기본이다. 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그만큼 세계 경기에 크게 의존한다. 가뜩이나 내수는 꽁꽁 얼어붙었다. 수출까지 직격탄을 맞는다면 사실상 국가 비상상황이 올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 만약 실기한다면 자칫 모든 정책이 가동하지 않는 '아노미' 상황까지 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