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 공작기계, 사후관리 서비스 등 해외 영업 '비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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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으로 '코리아 포비아'가 확산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공작기계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1월부터 수출·생산이 급감한 와중에 국내에서 파견되는 기술자를 활용한 해외 사후관리 서비스도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 1월 해외 수주는 40%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할 경우, 공작기계 업계 타격이 심화될 전망이다.

2일 기계업계에 따르면 두산공작기계, 현대위아, 화천기계, 한화정밀기계 등 주요 공작기계 업체가 코리아 포비아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한국인 입국금지와 격리 조치가 잇따르면서 당장 해외 사후지원 서비스에 불똥이 떨어졌다. 또 기술인력이 해외 출장을 나가지 못하고, 기술영업을 위한 미팅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기관에서도 실태 파악에 나섰다.

한 정부 기관 관계자는 “현재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이 사후관리 서비스든 뭐든 못 나가는 분위기”라면서 “공작기계 업계는 영업과 제품 교체 등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여야 하는데 그게 힘들다. 외국기업에서도 (한국 사람 만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공작기계·현대위아·한화정밀기계 등 주요 공작기계 업체는 절반 이상을 해외 매출에 의존한다. 미주·아시아·유럽 등 대륙별 주요 거점에 법인을 두고, 공작기계를 수출하는 국가에는 현지 '딜러'를 통해 영업을 벌인다. 제조업 기반이 있는 국가에는 대부분 국내 공작기계도 수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해외 영업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작기계업체 한 관계자는 “두산공작기계와 현대위아, 한화정밀기계 등 주요 공작기계 업체가 모두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고 밝혔다.

공작기계는 기계부품을 가공하는 기계다. 기계산업의 토대를 뒷받침하는 제품인만큼 세계 각 국에서 수요가 많고, 국내 업체들도 해외 시장 의존도가 크다. 또 일반기계보다 규격이 다양하고, 다양한 부품·기술을 다루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사후관리 서비스가 필요하다. 대부분 사후관리 서비스를 현지 딜러를 통해 해결하지만 까다로운 사후관리 서비스는 국내에서 훈련받은 고급 기술자가 필요하다.

심풍수 한양대 교수는 “일반기계는 유럽이든 독일이든 현지 서비스 조직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공작기계 같이 난이도가 높아지면 본국 기술자가 출국해야 한다”면서 “빠르게 사후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에서 지금처럼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격리 조치가 나오면 골치 아프다”고 말했다.

국내 공작기계 업체는 현지 딜러와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활용해 사후관리 서비스에 대응한다.

현대위아는 물리적 결함을 현지 법인과 딜러에서 대응하고, 스마트공장 솔루션 'HW-MMS'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SW) 결함에 대처한다. 한화정밀기계도 원격제어 기능을 활용해 대응하고 있고, 두산공작기계도 현지 딜러를 통해 사후관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중대한 물리적 결함이 발생하면 대응에 한계가 있다.

공작기계 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세계 경기 침체로 매출에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올해도 1월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시장이 마비되면서 실적에 당장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서도 집중 확산하면서 국내 공작기계업체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 1월 국내 공작기계 수출·수입·생산 모두 약 20% 감소했고, 수주는 40%나 줄었다”면서 “지난달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