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전화진료…'원격의료' 가능성 점친다

정부, 지난달 24일부터 한시 허용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지원 잇달아
체온 측정 후 앱으로 처방전 전달
업계 "코로나19 확산 저지 보탬"

정부가 한시적 전화진료를 허용한 가운데 헬스케어 기업들이 솔루션을 제공하며 원격진료 실효성 검증에 나섰다. 3일 서울 강남구 디지털 헬스 전문기업 라이프시맨틱스 직원이 모니터링 기반 전화진료 지원 솔루션 에필케어M을 시연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정부가 한시적 전화진료를 허용한 가운데 헬스케어 기업들이 솔루션을 제공하며 원격진료 실효성 검증에 나섰다. 3일 서울 강남구 디지털 헬스 전문기업 라이프시맨틱스 직원이 모니터링 기반 전화진료 지원 솔루션 에필케어M을 시연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코로나19 확산으로 전화진료가 한시 허용되면서 원격진료가 실험대에 올랐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재빨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원격진료 실효성 검증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전화진료를 한시 허용했다. 의료기관 내 감염 위험을 낮추고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만성질환자 대상으로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급작스런 한시 허용에 의료기관은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다.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은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원격진료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디지털헬스 전문 기업 라이프시맨틱스는 전화진료 지원 솔루션 '에필케어M'을 무상으로 한시 배포한다. 에필케어M은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이 제품은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헬스케어 진단지원시스템 3등급 및 게이트웨이 2등급 허가도 받았다. 그러나 비대면 진료 금지를 원칙으로 하는 의료법상의 한계로 출시가 미뤄졌다.

환자는 체온, 심장박동수, 혈압, 혈당 등 건강 데이터를 에필케어M 애플리케이션(앱)에 기록할 수 있으며, 앱 전용 체온계를 연동해 체온을 자동 측정할 수 있다. 환자 주관에 의한 진술로만 의존해 상태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전화진료 후 환자 본인의 부담금은 모바일 결제로 수납할 수 있다. 앱으로 처방전을 받고 약국을 선택, 처방전 전달도 가능하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사용자용 앱을 공개할 예정이며, 의료기관과 약국 대상으로 사전 등록을 받고 있다. 처방전 이미지 전송 등 기능 추가에 따른 식약처의 의료기기 변경 허가가 나오는 대로 의료기관과 약국용 웹을 오픈할 예정이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3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감염병 대응을 위한 디지털헬스 솔루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코로나19 사태 조기 수습을 위해 무상배포를 결심했다”면서 “에필케어M을 통해 진료 현장의 혼선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며, 감염 공포와 환자 급증 등 의료업계의 이중고를 타개하고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저지를 위한 질병감시체계를 구축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에 게재된 메디히어 온라인 원격진료 애플리케이션 소개 영상 중 일부
유튜브에 게재된 메디히어 온라인 원격진료 애플리케이션 소개 영상 중 일부

맞춤형 의사 추천 앱을 서비스하고 있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메디히어도 미국용으로 준비하던 원격 진료와 처방 서비스를 한국에서 한시 운영하기로 하고 참여 의사와 병원을 모집하고 있다. 응급진료·가정의학과·내과·소아과·피부질환·여성건강 등 진료과목별로 영상·음성통화, 채팅을 통한 원격진료 기능을 제공한다. 의사용 원격진료 프로그램에서 환자와 연결된 채팅창으로 처방전을 전달하고, 환자는 카드 자동결제나 자동이체로 진료비를 납부한다.

헬스케어 솔루션 전문 업체 비트컴퓨터는 현재 1차 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비트U차트-만성질환관리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만성질환자들이 삼성 헬스 앱을 통해 혈압, 혈당, 체중 등 데이터를 입력하면 병원전자의무기록(EMR)과 연계돼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별도의 전산시스템 구축 없이 병원 EMR와 직접 연계된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전화상담과 처방을 내리기 위해 환자 상태를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환자와 의료기관 관계자들이 원격진료 플랫폼을 직접 사용, 긍정 효과를 경험하는 한편 오해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