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터넷전문은행법 본회의 부결, 재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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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가 자금 수혈을 할 수 없게 됐다. 자금난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KT를 비롯한 케이뱅크 주주 유상증자 참여의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부결됐다. KT, 케이뱅크뿐만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업계에 큰 충격이다.

개정안은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다.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의 자격을 일부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법상으로는 최근 5년 동안 금융 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 받은 전력이 있으면 대주주가 될 수 없다. 개정안은 '공정거래법' 부분을 삭제한 것이 요지였다.

국회의 이날 결정으로 그동안 자본금 부족 문제로 대출 영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있던 케이뱅크는 어둠의 터널로 진입할 공산이 커졌다. 회사는 11개월째 대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통과가 무산되면서 케이뱅크는 KT라는 큰 우산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독자생존을 모색해야 한다. KT는 당분간 케이뱅크 최대 주주가 될 수 없다. 이보다 앞서 KT는 지난해 3월 케이뱅크 지분을 34%로 늘리겠다며 금융 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KT는 현재 케이뱅크 2대 주주다.

5000억원 안팎의 자금 수혈을 기대한 케이뱅크 사업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KT의 강력한 통신 인프라를 금융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금리 대출은 물론 비대면 기반의 아파트 담보대출, 간편결제, 송금, 카드사업 등 협업 금융상품 출시도 물거품이 됐다.

인터넷은행 산업은 이날 국회 결정으로 한 치 앞도 알 수 없게 됐다. 2호 카카오뱅크, 예비인가를 받은 3호 인터넷은행 토스 등 3사 경쟁 구도도 불투명해졌다. 기대를 모은 메기 효과도 희망 사항에 그칠 수 있다.

인터넷은행특례법 본회의 부결은 금융 핀테크 산업에 대한 국회 인식의 현주소를 보여 준다. 혁신 성장에 대한 여의도 정치권의 생각도 드러냈다. 이번 결정은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은 다양한 법률 리스크를 감안해 국내 금융 사업에 제한적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