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공채 '올스톱'…비대면 채용 도입 목소리

산업부 산하기관 모두 취소·연기
코로나19 여파 재개 시점 불확실
기업도 축소…취업시장 불안 가중
온라인 면접·박람회 등 대안 떠올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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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공기업과 공공기관 채용이 사실상 올스톱됐다. 국가공무원 시험이 연기된데 이어, 공기업·공공기관들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한 달 이상 미뤘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채용 계획을 아예 취소할 가능성도 있어, 취업시장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12일 본지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공공기관·유관단체 등 6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분기 중 신입사원 채용을 계획했던 곳은 모두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정규직 채용 응시자에게 면접심사 및 논문발표 일정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연구원은 원래 19일부터 정규직 면접심사를 실시, 다음달 3일까지 논문발표를 마치고 4월 9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정규직 면접심사를 다음달 6일로 미루고, 최종 합격자 발표도 4월 29일로 연기했다.

한전산업개발은 지난 11일 상반기 계약직 신입사원 채용 면접전형 일정을 공지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응시자 안전을 고려해 일정·장소 공지를 25일로 미뤘다. 이번이 두 번째 연기다. 전기안전공사도 상반기 신입직원 채용을 이번 달에서 다음 달로 순연했다.

한국전력은 6직급 채용 필기시험을 지난달 21일에서 한 차례 이월해 27일로 계획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22일부터 시작하는 신입직원 인적성검사 및 면접전형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사전 안내했다.

향후 일정을 정하지 못한 채 기존 채용 계획을 최소한 사례도 잇따랐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지난달 신입사원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채용 일정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NCS 응시생 2700여명의 안전을 고려한 긴급 조치다.

전략물자관리원도 14일 진행 예정이었던 신입직원 채용 필기시험을 비롯한 모든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관리원은 연기 사유에 대해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되고 확진자가 지속 발생함에 따라 지원자와 국민 건강 및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공지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126곳 가운데 27.8%가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채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19가 취업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민간기업뿐 아니라 공기업과 공공기관마저 코로나19로 신규 채용이 언제 재개될지 가늠하기 어려워 취업준비생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기업·공공기관도 일부 민간기업처럼 '언택트(비대면)' 채용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응시자가 영상으로 면접을 보거나, 채용 박람회를 온라인 등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공기업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돼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아예 실시하지 못할 경우 취업준비생은 물론 회사 경영에도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면서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