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택한 저축은행, 연이은 CEO 연임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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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사령탑이 연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가운데 업황 악화에도 실적 상승세를 견인한 성과가 반영된 인사라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기존 대표들 성향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만큼 향후 혁신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임진구·정진문 SBI저축은행 대표를 연임하기로 했다. 이로써 임진구·정진문 각자 대표 체제도 1년 연장됐다. SBI저축은행은 17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들 각자 대표 연임을 최종 확정한다.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각자 대표의 성과와 시너지 등을 고려해 해당 추천을 추천하게 됐다”면서 “17일 예정인 주총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문 SBI저축은행 대표
<정진문 SBI저축은행 대표>

두 대표는 2016년 SBI저축은행 각자 대표로 부문간 시너지 창출과 수익성을 끌어올린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SBI저축은행 순이익은 전년 대비 176억원 늘어난 1562억원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2017년 핀테크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CSS(신용평가시스템) 개선과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챗봇 서비스 등도 도입했다. 최근에는 2040세대를 저축은행 플랫폼에 유입하기 위해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를 론칭한 성과도 인정받았다.

다른 저축은행 대표도 연임이 확정됐다.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

최근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도 연임에 성공했다. 웰컴저축은행 회추위는 최근 김대웅 대표 연임을 공시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이달 30일 예정인 주총에서 김 대표의 최종 연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임기 내 모바일 뱅킹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를 론칭했다. 실적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813억원 순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299억원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최성욱 JT저축은행 대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 등도 기존 임기를 연장했다.

저축은행 대표들 연임은 실적 상승이 반영된 인사다. 실제 저축은행이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순이익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3% 늘어난 9374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지난해 총 1조원 넘는 순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대부분 저축은행 대표들이 보수적인 전략을 해왔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개별 저축은행 중에는 SBI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KB저축은행을 제외하곤 특별한 IT 혁신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 대부분 저축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 중인 모바일 플랫폼 'SB톡톡 플러스'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업황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시장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기존 실적 상승세를 이끌던 대표들 연임은 혁신보단 안정에 맞춘 인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