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스위칭 소자 핵심소재인 이산화바나듐 다결정 박막을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 위에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면적 플렉시블 스위칭 및 전자소자에 활용할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김봉중·윤명한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공동으로 졸-젤 용액공정을 이용한 심자외선 광연소 공정법으로 전이 금속 산화물 가운데 하나인 이산화바나듐 다결정 박막을 대면적 유연성 플라스틱 기판 위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원자 크기의 높은 해상도에서 1초당 30프레임의 빠른 이미지 촬영이 가능한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기법으로 이산화바나듐 박막이 무정형 고체에서 결정질 고체로 변화하는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이산화바나듐은 청색 결정 산화물로 섭씨 68도를 기준으로 절연체와 금속체 특성이 바뀌는 '절연체-금속 상전이' 현상이 수십 펨토초(1000조분의 1초) 속도로 매우 빠르게 일어나 열센서·광센서·가스센서·열화상 카메라·트랜지스터·비휘발성 메모리 등 차세대 스위칭 소자 핵심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결정질 이산화바나듐 박막을 만들기 위해 주로 물리적 증착법을 이용했지만 섭씨 500도 이상 고온에서만 제작이 가능해 고온에 취약한 플라스틱 기판에 적용할 수 없었다.
김·윤 교수팀은 졸-젤 용액공정 기반 심자외선 광연소 공정법으로 폴리이미드 기판 위에서 결정질 이산화바나듐 박막을 형성하기 위한 임계 온도를 섭씨 500도에서 250도로 낮췄다. 이어 연소용 산화제인 질산암모늄을 적절한 비율로 이산화바나듐 전구체에 첨가하고 심자외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유기계 불순물 제거와 금속-산소 간의 결합을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라디칼이 발생해 결정화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또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 위에 대면적 이산화바나듐 소자 배열을 만들어 수십 차례 이상 높은 곡률로 구부린 뒤 온도에 따른 전기적 저항 변화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소자 배열의 모든 부분에서 균일하고 신뢰성 있는 상전이 특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봉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절연체-금속 상변이 특성으로 각광 받는 이산화바나듐 결정 박막을 용액공정을 이용해 플라스틱 기판 위에 합성하고 소자의 신뢰성을 확보한 최초의 결과”라며 “대면적 플렉시블 스위칭과 전자소자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플레이용 무정형 졸-젤 금속산화물 반도체에 주로 적용돼 온 심자외선 광활성화법을 금속산화물 절연체를 넘어서 다양한 결정질 기능성 금속산화물 박막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